[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원작 소설 ‘나는 텐프로였다’로 데뷔했다. 올해 작가 데뷔 1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활발히 글을 써왔다. 최근에는 웹소설로 먼저 알려진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를 집필했다.
소재원 작가는 시종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호평 받는 작품보다 시청률이 좋은 작품을 원한다고 한다. ‘이별이 떠났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7~9%의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단다. 대중이 얼마나 공감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소 작가다.
“작품이 좋다는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게 좋은데 시청률이 하나의 표시잖아요. 인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대중이 재밌게 봤으면 하거든요. 무겁고 예술적인 건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사랑을 많이 받는 게 행복한 게 아닌가 싶죠.”
대중성을 지향하는 작가인 만큼 유명한 작품도 많다. 소재도 다양하다. 화류계를 그린 ‘나는 텐프로였다’ 뿐만 아니라 아동 성폭력의 아픔과 극복을 이야기하는 설경구, 엄지원 주연의 ‘소원’ 역시 소 작가의 작품이 원작이다.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다룬 영화 ‘터널’도 마찬가지다. 이어 ‘이별이 떠났다’로 드라마 작가로 입봉했다. 가습기 살균 문제를 다룬 영화 ‘균’을 통해 시나리오 작가로의 데뷔도 앞뒀다.
“관심사가 많긴 한데 작가는 한곳에 치우치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해요. SF도 쓸 줄 알아야 하고 판타지, 로맨스, 사회적인 문제, 르포 다 쓸 수 있어야 작가라는 칭호에 어울릴 것 같아요. 어느 한 곳에 치우치면 대중과 융합을 못해요. 언젠가 그 소재는 대중과 멀어질 거고 친숙할 소재를 찾아야 하는데 안 되니까요. 작가는 유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되게 많이 망했어요. 대표적으로 ‘균’ 같은 작품은 거의 안 나갔어요. 사회적인 문제나 무겁고 어두웠던 걸 다뤄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필요한 것 같아요. 글쟁이들은 기록해줘야 하니까요. 돈과 인기만 얻으려고 하지 않고요. (집필 전에) 흥행이 안 될 거라고 보는 작품도 있는데 최초로 남겼다는 자부심은 분명 존재해요.”
소재원 작가의 다음 필모그래피가 될 작품은 드라마다.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작품은 처음이라며 웃어 보였다.
“드라마 대본은 2부 나와 있어요. 판타지적인 것도 처음 도입하고 악마란 존재도 나와요. 악과 악의 대결로 악과 악 속에서 정의는 탄생하는 거라는 개념이에요. 로맨스도 있고 굉장히 재밌어요. 주인공은 선과 악을 다 보여주는 캐릭터예요.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작품은 없던 거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등 사회적인 걸 담으려고 했고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처음 시도하는 거여서 흥분되고요.”
소재원 작가는 소설,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장르에서 사랑받는 작가가 됐다. 스스로 생각하는 비결은 ‘공감’이다.
“글을 굉장히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대본이나 소설을 읽으면 저보다 잘 쓰는 분들이 많아요. 유일한 장점은 공감 능력이에요. 엄청 높은 누군가가 아닌 우리 같은 사람을 써요. 공감 못 하는 사람을 쓰지 않죠. 기발한 상상력 같은 건 아예 없어요. 위로 받을 수 있는 작품을 쓰려고 하죠.”
대중에게 당당히 작가라고 말할 수 있는 작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재원 작가가 지향하는 바다.
“독자에게 책값을 요구하고 관객에게 티켓 값을 요구하는데 드라마는 TV만 있어도 볼 수 있어 모두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10주년을 맞아 모든 사람에게 작품을 보여주면 어떨까 해 ‘이별이 떠났다’를 집필했어요. 소설, 영화, 드라마를 대한민국에서 처음 한 작가라는 타이틀에 욕심도 났고요. 글쟁이는 다 해야죠. 드라마도 작가고 소설도 작가인데 융합이 안 되는 건 용납이 안 됐어요. 다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다 보여줘야 하고 그래야 대중 앞에서 내가 작가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고 봐요.”
10주년을 기점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으니 노벨문학상이란 답이 돌아왔다. 솔직한 소 작가답다.
“비현실적인데 20주년이 되기 전에 노벨문학상을 한번 타고 싶어요. 엄청난 작품들이 가는 곳이라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목표를 높게 잡고 싶어요. 태어나서 상을 타본 적이 없어요. 신문학 작가가 아니라 어중간해 상을 받아본 적 없어요. 큰 상을 한번 타보는 게 목표라면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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