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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현장] '러블리 호러블리' 세월호 망언 PD, '자숙' 뒤에 숨긴 책임감

기사입력 2018.08.09 16:43 / 기사수정 2018.08.09 17:32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러블리 호러블리' 강민경 PD가 제작발표회 현장에 불참했다. 이에 그가 촬영 현장에서 내뱉은 '세월호 망언'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9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5층 아모리스홀에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시후, 송지효, 이기광, 함은정, 최여진이 참석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하나의 운명을 나눠 가진 두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맨틱(호러+로맨틱) 코미디다. 

한날 한시에 태어난 필립(박시후 분)과 을순(송지효)은 제로썸(Zero-Sum) 법칙처럼 상대가 행복하면 내가 불행해지는 ‘운명공유체’다. 우연과 운명, 호러와 멜로 사이에 끼인 남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아찔하고 설레는 운명 쉐어 로맨스를 예고한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지난달 강민경 PD가 촬영 현장에서 한 배우에게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고 말했던 것이, 스태프들의 신문고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 배경수 PC는 "배우가 인터뷰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강민경 PD가 '세월호 인터뷰가 아니니 밝게 해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상황을 설명하며 "촬영 현장에서 세월호를 거론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부적절한 발언이다. PD도 공감하고 다음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현재 반성하고 자숙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강민경PD가 23일에 유가족 측에도 직접 연락을 해 사과를 했다. 유가족도 앞으로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너무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도 강민경 PD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앗다. 대신해서 마이크를 잡은 배경수 PD는 강민경 PD의 불참에 대해 "오늘 아침 제작발표회 참석을 권유했지만, 감독 본인이 자중하는 태도를 보이는게 도리인 것 같다며 제작발표회에 참여하는 것 보다는 첫방송을 만드는데 열중하겠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CP로서 내가 입장을 밝혔다. 다시 한 번 양해 말씀 드리고 프로그램을 예쁘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제작발표회 현장에 PD가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주로 자신의 배역 위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배우들과 달리, 전체적인 작품 설명은 PD가 맡기 때문.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PD가 직접 와서 설명하지 않는 것은 더욱 찝찝함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배경수 CP는 "작발표회에 감독이 나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감독 본인이 결정한 것.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논란이 된 부적절한 발언에서 언론의 질타가 있었고,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강민경 PD 역시 제작발표회의 주인공 중 한 명인데 이 자리에 나오지 않은 거에 대해 마음 아파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실수로 일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려는 것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사태와 관련한 KBS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강민경 PD는 자숙이라는 말 뒤에 숨어 비난을 피하려 한다. '러블리 호러블리'라는 작품의 리더인 PD가 오히려 작품과 배우들을 내세워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

진정한 자숙을 위해서는 진정성있는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후속 대처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반성의 첫 걸음이다. 

올해 초 예능프로그램에 웃음을 위한 소재로 세월호 뉴스 속보 장면을 CG로 써 논란이 됐던 MBC 예능프로그렘 '전지적 참견 시점'은 관련 제작진을 경질하고, CG를 사용한 조연출부터 연출, 부장까지 중징계를 면치 못했다. 또한 향후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까지 내세웠다. 그러나 KBS는 '반성중, '자숙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중이다. 

물론 전파를 타고 나온 희화화와 촬영현장에 있었던 비하발언에 똑같은 징계를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판과 해명의 자리는 피하고, 작품 연출에는 계속 참여하는 것이 KBS가 말하는 '자숙'인지 의문을 자아낸다.

오는 13일 오후 10시 첫 방송.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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