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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의 환상을 버린 마르코 마린

기사입력 2009.06.14 13:21 / 기사수정 2009.06.14 13:21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독일 선수들의 꿈이라고 하면 분데스리가의 명문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이름 있는 명문팀인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국가 대표로 활약했던 쟁쟁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낸 팀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중소 클럽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국가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독일 축구의 유망주들이나 에이스들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고 싶어한다.

최근에도 브레멘의 핵심 선수였던 미로슬라프 클로제, 팀 보로프스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얼마 전에는 슈투트가르트의 주전 공격수였던 마리오 고메즈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여 다음 시즌부터 활약할 예정이다. 이 세 선수 모두 자신의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을 택했으니, 독일 선수들의 "뮌헨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갈망을 버리고 브레멘으로의 이적을 원하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묀헨글라드바흐의 주전 미드필더 '마르코 마린'이다. 이미 독일 대표팀에 차출되어 독일 축구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20살의 마린은 2010년까지 소속팀과 계약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마음은 브레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고 한다.

마린은 예전부터 유럽 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는 팀으로의 이적을 원했고, 브레멘과 함부르크 중 대외 컵 진출이 가능한 팀을 원했는데, 브레멘이 독일 포칼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3차 예선부터 치러야 하는 함부르크 대신 플레이오프 단계부터 진출할 수 있는 브레멘으로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이다.

이미 팀 동료인 바움요한이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이적이 확정된 상황에서, 바움요한보다 인지도나 기량 면에서 앞선 마린이 브레멘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린에게 있어서는 브레멘이 바이에른보다 주전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브레멘은 핵심 미드필더인 디에구를 유벤투스에 넘겨주었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프랑크 바우만의 은퇴로 미드필더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인지라, 마린이 브레멘으로 올 경우, 특별한 주전 경쟁 없이 디에구의 위치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을 택할 경우, 프랑크 리베리를 비롯하여 슈바인슈타이거나 반 봄멜, 심지어 새롭게 합류하는 티모슈크와 같은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 출장 기회를 보장받을 수 없다.

또한, 바이에른 뮌헨을 갈망하고 왔던 독일 선수들의 실패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대표팀에서 64경기에 33득점이란 놀라운 활약을 했던 포돌스키는 정작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루카 토니와 클로제와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에 밀려 출장 기회를 별로 얻지 못한 채, 친정팀인 쾰른으로 되돌아가게 되었고, 아헨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독일 축구의 유망주로 떠올랐던 슈라우드라프는 2007년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였지만, 경기 출장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고 한 시즌 내내 벤치만을 지키다가 팀을 떠나게 되었다.

게다가 브레멘의 주전 미드필더였던 팀 보로프스키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교체 선수로 경기에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신세가 되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명성만을 보고 무작정 바이에른으로 왔던 선수들이 적응에 실패하고 자신의 기량을 썩힌 사례가 많기에, 마린은 섣불리 뮌헨을 고집하지 않은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환상을 버린 마르코 마린의 선택은 선수 자신과 브레멘에 서로 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전 선수로 활약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브레멘 또한 이번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고 리그 우승 경쟁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에 재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린의 이적은 브레멘과 묀헨글라드바흐 양 팀의 이적료 협상만이 남아 있는데, 묀헨글라드바흐 측에서 1천만 유로 정도의 다소 높은 이적료를 책정하고 있긴 하나, 디에구의 이적으로 막대한 이적료 수입을 얻은 브레멘에 있어서 이적료의 문제는 원활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브레멘으로의 이적을 원하는 마린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바이에른의 꿈을 버린 아직 어린 소년(C) 묀헨글라드 바흐 공식 홈페이지 캡쳐]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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