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14 03:40 / 기사수정 2009.06.14 03:40
[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월드리그에서 검증된 김요한의 가능성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2009 V리그에서 김요한(24, LIG 손해보험)은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다. 2007~2008시즌에 '루키 시즌'을 보낸 김요한은 프로 2년차에 기량이 급성장했다. 무엇보다 공격에서 자신감을 찾은 점이 고무적이었다.
대학시절부터 비교의 대상이었던 문성민(23, 터키 할카방카)에 비해 스피드와 공격센스,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떨어졌던 점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김요한은 국내 배구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체격조건을 지녔다. 체격만 놓고 보면 '탈아시아'라고 부를 만큼, 서구적인 체형을 갖추었다.
넓은 어깨와 탄탄한 상체, 그리고 긴 팔을 지닌 김요한은 볼을 다양한 각도로 때릴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또한, 좋은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파워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늘 2%에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하대학 시절, 김요한은 잠재력은 풍부했지만 단조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대학동기였던 임시형(24, 현대캐피탈)이 만들어준 밥상을 깨끗이 비우기는 일은 잘했지만 스스로 요리를 하는 실력은 부족했다.
김요한은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쓴 경험을 많이 치렀다. 특히, 서브리시브 미숙으로 인해 타 팀들의 목적타 서브는 김요한에게 집중됐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서 실책을 하는 모습은 많은 팬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요한은 지난 시즌, 한층 빨라지고 상대방의 블로킹을 이용하는 기교가 향상됐다. 발걸음과 스윙이 그리 빠르지 않았던 김요한은 국제무대에서 그리 위협적인 공격수가 아니었다. 또한, 루키시즌에는 부상과 늦은 팀 합류로 부진한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LIG 손해보험의 박기원 감독은 김요한에게 신뢰를 내비쳤다. "김요한처럼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선수는 외국에서도 드물다"라고 강조한 박 감독은 팀에서 간절히 원했던 세터인 유광우(24, 삼성화재) 대신, 김요한을 선택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의문점은 많았다. 하지만, 김요한은 지난 시즌, 자신의 가능성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 카이를 대신해 팀의 주 공격수로 활약한 김요한은 이러한 성장 때문에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다.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월드리그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서 김요한은 스타팅 멤버가 아니었다. 그러나 팀의 주포인 문성민을 대신해 레프트로 기용된 김요한은 4세트와 5세트에서 팀의 '해결사' 노릇을 했다.
김요한의 움직임은 기민해졌고 볼을 때리는 타이밍과 스피드가 한층 발전됐다. 또한, 상대방의 블로킹을 이용하는 기교도 향상됐다. 김요한은 13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17번의 공격을 시도해 13번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스피드도 빨라졌지만 밀어 때리는 능력과 상대방의 블로킹을 피하는 기교도 돋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김요한은 "지난 월드리그와 비교해 특별히 발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아직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마음의 부담을 버리고 즐기면서 시합을 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8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이길 수 있었던 원인은 김호철 감독의 적절한 선수 교체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대표 초년생들인 한선수(24, 대한항공), 임시형의 숨은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팀의 김호철 감독은 "첫 승을 거둬서 매우 기쁘다. 우리 선수들이 대체로 잘해줬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디그에 이은 2단 연결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김요한은 물론, 다른 선수들도 월드리그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김요한은 가장 중요한 시점인 5세트에서 혼자 6득점을 성공시키며 한국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정신적인 면까지 발전한 김요한의 성장으로 인해 한국의 공격자원은 더욱 풍부해졌다.
▲ 월드리그 1-2차전 결과
한국 3 vs 2 아르헨티나 13일 (수원체육관) 20-25 / 25-22 / 34-36 / 25-16 / 15-13)
한국 2 vs 3 아르헨티나 14일 (수원체육관) 25-21 /21-25 / 25-19 /20-25/ 12-15 )
▲ 월드리그 B조 경기 20일-21일 예고 (3-4차전, 전주체육관)
한국 (1승 1패) vs 세르비아 (1승 1패)
[사진 = 월드리그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요한(위)과 김호철 감독(아래)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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