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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미스 함무라비', 통쾌함·휴머니즘 다 잡은 '착한 법정극'

기사입력 2018.07.17 08:46 / 기사수정 2018.07.17 09:36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16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판사인 문유석 부장판사가 집필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자가 직접 드라마 집필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한세상(성동일 분) 부장판사의 민사 44부에 배석판사로 원칙주의 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과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이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법정 드라마다.

'모난 돌' 박차오름이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판사 사회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점차 변화를 전파하고, 결국엔 의미 있는 반란을 끌어내는 모든 사람의 성장 드라마였다. 패기와 정의감 넘치던 박차오름도 한세상, 임바른을 만나 의젓한 판사로 성장했음은 물론이고, 한세상과 임바른도 서로 영향을 받으며 조금씩 달라졌다.

박차오름이 법조계라는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은 점차 지름을 넓혀가며 결국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다른 판사 동료들과 기성 판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회에서는 '비를 멈출 수 없다면 같이 맞아야 한다'라는 대사처럼 부당한 징계를 받게 된 박차오름을 위해 홍지수 판사는 물론 뒤에서 박차오름의 흉만 보던 판사들까지 힘을 모았다.

극의 마지막 재판 역시 의미 있는 판결로 '미스 함무라비'다운 메시지를 던졌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부인이 남편을 죽인 사례에서, 재판부는 물론 배심원까지 정당방위를 인정해야 한다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당방위에 보수적인 판례상 대법원으로 가면 파기될 수 있지만, 박차오름의 말처럼 변화를 위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야 했다.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5.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법을 다룬 다른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이 주효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많은 사람이 바라는 재판부의 모습을 그려냈다. 법조계를 향한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법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운 드라마였다. 특히 일부 법정극에서 자극적인 사건을 소재로 사용하거나, 극적 효과를 위해 개연성 없는 전개를 펼치기도 하는 데 반해, '미스 함무라비'는 균형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통쾌함과 휴머니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후속으로는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가 집필하고 배우 조승우, 이동욱 등이 출연하는 '라이프'가 23일부터 방송된다.

lyy@xportsnews.com / 사진=스튜디오앤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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