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희애·김해숙 '허스토리',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진심의 열연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허스토리'의 배우들이 진심 어린 열연으로 관객들의 뭉클함을 이끌어냈다.

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민규동 감독과 배우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준한이 참석했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지만,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스크린에 녹여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당당하게 맞서 싸운 원고단의 치열했던 6년의 이야기가 121분의 러닝타임동안 묵직하게 다가온다.

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은 "10년 전부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는데 '누가 보겠냐', 혹은 '힘들고 불편한 이야기다'라는 여러 질문들 속에서 많이 좌절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도저히, 혼자 잘 살기는 너무 부끄러워서 미루고 싶지 않았다. 증언들을 연구하고 기록들을 보는 와중에 전혀 몰랐던 관부재판 기록을 알게 됐다. 이 외에도 많은 재판이 있었지만 이 작은 승리의 기록이 왜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고, 작은 승리 안에 큰 다른 서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만드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말을 이었다.

또 "다가가기 힘들었던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에 좀 더 다가갈 수 있고, 치유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6년간 관부 재판을 이끌어 간 원고단 단장 문정숙 역을 맡은 김희애는 "작품을 시작하고 나니 부담이 확 다가왔다. 실제 있었던 일이지 않나. 문정숙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서 머리카락도 짧게 자르고, 감독님이 체중을 늘려달라는 요구도 있었는데 10kg까지는 아니었지만 좀 불렸다"고 과정을 떠올렸다.

또 일본어 연기와 부산 사투리로 연기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일본어도 해야 하고, 부산 사투리도 해야 됐었다. 처음에 사투리는 걱정이 안됐는데, 실제 촬영을 해보니 사투리가 압박이더라"고 말하면서, "사투리 선생님과 거의 매일 통화를 하며 연습했다. 부산 분들이 들으시면 그래도 어색하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김해숙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본에 당당히 맞서는 할머니 배정길 역을 연기했다.

"겁 없이 도전했던 작품"이었다고 운을 뗀 김해숙은 "하면 할수록 단 0.01%도 그 분들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 나름대로 배우로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 되겠다, 그런 것 자체가 오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자신을 다 내려놓고, 또 비우고 하얀 백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래도 너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저로서는 힘든 작품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허스토리'에는 김희애와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준한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해 영화의 무게를 더해낸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박순녀 역의 예수정은 "영화를 보고 나니 (뭉클한) 마음이 올라오면서 할머니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 분들의 용기가 제게 뜨겁게 다가온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서귀순 역의 문숙 역시 "저는 촬영 현장을 많이 떠나 있었지 않나. 현장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켜온 분들과 (연기) 대결을 하는 자체가 어림도 없는 말이었다. 무조건 선배님으로 모시고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저를 던졌다. 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옥주 역의 이용녀도 "경쟁이 아니라, 똘똘 뭉쳐서 해야 했다. 사실 그동안 뉴스같은 것에서 '위안부' 얘기가 나왔을 때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허스토리' 대본을 받았을 때, 더이상은 피할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사회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이 문제가 다음 세대들에게 있어 또 다시 얘기가 안 나오도록 바람을 일으키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민규동 감독은 "'또 '위안부' 영화야' 생각하지 마시고, 이 영화는 법정드라마이기도 하고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영화이기도 하고 다양한 캐릭터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허스토리'는 6월 27일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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