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30 09:10 / 기사수정 2009.04.30 09:10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다음 시즌도 라 리가에서’
작년 11월, 2008/09 스페인 라 리가가 개막한 지 3개월 만에 팀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강등까지 예견되던 에스파뇰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에스파뇰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올림피코 데 몬주익에서 열린 레알 베티스와의 33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최근 5경기 4승 1무의 상승세로 약 5개월 만에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올 시즌에만 감독을 세 번이나 교체하는 등 잡음이 많았던 에스파뇰은 시즌을 단 5경기 남은 현재 갈수록 전력이 안정돼 가고 있어 라 리가 잔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델 라 페냐가 돌아왔다
‘미스터 에스파뇰’ 이반 델 라 페냐는 라울 타무도와 함께 에스파뇰의 에이스로 불리는 선수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부상이 잦아지게 됐고 올 시즌 역시 시즌 초반 잔 부상을 달고 있던 델 라 페냐는 자주 교체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풀타임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델 라 페냐가 경기에 나왔던 9월, 10월 에스파뇰은 2승 1무 2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델 라 페냐가 부상을 당하면서 에스파뇰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11월 한 달간 에스파뇰은 1승 4패의 부진을 겪으며 강등권으로 떨어지게 됐고, 그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세군다리그로의 강등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리곤 했다.
기나긴 부진이 계속 되던 에스파뇰이 비로소 승점을 챙기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델 라 페냐가 부상에서 복귀한 1월 중순부터였다. 서서히 후반 교체 투입되면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가던 델 라 페냐는 2월 22일(한국시간) 친정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카탈루냐 더비’에서 2골을 뽑아내며 자신이 확실히 살아났음을 알렸다.
최근 경기에서도 루이스 가르시아의 선제골을 도우며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어 델 라 페냐가 에스파뇰의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하며 에스파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초짜 감독 포체티노가 살리다
에스파뇰은 올 시즌 3명의 감독을 선임하며 위기 탈출을 위한 강수를 자주 둔 팀이다. 올 시즌에만 베르톨로메 '틴틴' 마르케스 감독과 호세 에스날 마네 감독을 경질했던 에스파뇰은 지난 12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6개월 단기 계약으로 선임했다.
2번의 실패를 맛본 에스파뇰은 비록 감독 경험이 없지만 최근까지 에스파뇰 선수들과 함께 생활을 해 선수단 장악이 용이한 포체티노를 선택했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그리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에스파뇰의 유니폼을 입고 216경기를 뛴 포체티노는 라울 타무도, 델 라 페냐, 이드리스 카메니 등 현 주축 멤버들과 최근까지 한솥밥을 먹었었다.
에스파뇰의 주장까지 맡았던 그는 1999/2000 시즌 코파 델 레이에서 에스파뇰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특히 은퇴 후에도 에스파뇰 여성 축구팀 코치로 활약하며 에스파뇰을 떠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러한 '에스파뇰 맨' 포체티노가 최근의 상승세로 팀을 강등권에서 탈출시키자 에스파뇰의 산체스 이브레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에도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갈 것”이라며 포체티노에게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비드 가르시아, 로만 마르티네스의 대활약
최근까지 에스파뇰 선수들과 같이 활약해서 인지 포체티노 감독에게 가장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기존 중용되지 않던 선수들을 찾아냈다는 점이다.
에스파뇰은 니콜라스 파레하-다니엘 하르케의 중앙 수비 조합과 스티브 피넌의 부상 공백을 확실히 메워주고 있는 오른쪽 수비수 세르히오 산체스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던 왼쪽 수비수가 항상 문제였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선임된 후 에스파뇰 유스 출신의 다비드 가르시아를 중용하며 완벽한 4백을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다비드 가르시아는 시즌 초 왼쪽 수비를 담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그레고리 베랑게르를 완벽하게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수비에서 옥석을 가려낸 포체티노 감독은 공격에서도 로만 마르티네스라는 참 유용한 카드를 찾아냈다. 1983년생의 아르헨티나 출신의 로만 마르티네스는 시즌 전 아르헨티나의 아르세날 데 사란디(Arsenal de Sarandi)에서 영입한 선수로 미드필더와 포워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작년 12월, 라 리가 데뷔 골을 기록했던 마르티네스는 최근 부진한 라울 타무도를 대신할 선수로 평가받으며 후반 조커로 투입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그런 평가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2경기 연속 골을 뽑아내며 에스파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에스파뇰이 지금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몬주익 경기장은 올 시즌이 마지막이다. 다음 시즌부터 새로 건설된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에스파뇰이 만일 강등된다면 새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첫 '카탈루냐 더비' 상대가 바르셀로나가 아닌 지로나(Girona)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강등권을 탈출했지만 아직 2점차밖에 나지 않기에 새로운 구장의 첫 선을 라 리가에서 선보일지 아니면 세군다에서 선보일지 갈림길에 놓여있는 에스파뇰이 남은 5경기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에스파뇰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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