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우 유동근과 장미희가 '같이 살래요'에서 보여주는 케미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의상부터 색감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들의 열정이 자연스러운 케미로 이어지고 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진진바라 여의도점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유동근, 장미희, 한지혜, 이상우, 윤창범 PD가 참석했다.
'같이 살래요'는 현재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다. 그 사랑의 중심에는 '효미커플'이라 불리는 60대 커플 박효섭(유동근 분)과 이미연(장미희)가 있다.
장미희는 "대선배인 유동근 선생님과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춰 보는데, 나에게는 무척 귀한 기회"라며 "연기를 같이 하며 많이 감동을 받고, 대연기자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둘의 호흡에 대해 말했다.
이어 유동근은 "장미희 씨가 매번 현장에서 임하는 열정을 보고, 배우가 갖고 있는 특이한 정교함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고 좋다"며 "장미희 씨와 내가 극중 효섭이와 미연이같은 관계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친구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근이 이야기하는 장미희의 특이한 정교함은 바로 촬영 현장 소품 하나하나까지 살피는 모습이다. 유동근은 "효섭의 구둣방은 오로지 나의 공간이다. 그런데 한번은 장미희 씨가 와서 곰곰이 살펴보더라. 구두를 하나 갖고 싶어서 그러나 했더니 갈색 구두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정도로 촬영 현장을 섬세하게 살펴본다"고 일례를 들었다.
또한 유동근은 장미희와 색감이 맞는 것도 케미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볼 때 장미희는 차가운 색상의 계열이 어울린다. 나 역시 차가운 계열이 잘 어울린다. 미리 약속을 하지 않아도 현장에 가면 편하게 색감이 어우러진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두 배우는 내면의 호흡 뿐만 아니라 외면의 어우러짐까지 신경쓰며연기를 하고 있다. 특히 장미희는 협찬을 받지 않고 캐릭터의 의상을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미희는 "대본을 보면서 배역의 마음 상태를 생각해 색감의 디테일까지 고려하여 의상을 선택한다. 맞는 것을 구하고, 정리하다보니 협찬 의상은 잘 맞지 않는다. 배우에겐 등장 그 자체가 중요하다. 화장, 옷차림 등을 통해 그 배역의 취향과 출신 등을 시청자에게 보여준다. 그래서 시각적인 면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미희는 시간이 많은 영화로 데뷔해서, 의상을 직접 준비하는 게 습관이자 놓을 수 없는 큰 짐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유동근 역시 "연기할 때 의상을 신경써야한다는 걸 아내 전인화를 통해 배웠다. 상대 배역의 의상과 잘 어우러지는 의상을 선택해야한다. 장미희와 이야기하면서 무슨 의상을 입을까 고민한다. 촬영 장소까지 고려해 그 장소와 맞아 떨어지는 옷을 입어야한다"고 말했다.
평생 자식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 박효섭은 어느샌가 인생에 들어온 첫사랑 이미연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
장미희는 "처음 촬영장에서 만난 효섭은 아버지 그 자체였다. 자식 걱정을 등에 지고 사는 가장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금 보는 효섭은 남자로 느껴진다. 유동근이 촬영 기간 동안 효섭으로 살아오며 효섭처럼 변화한 것"이라며 "함께 호흡을 맞추는 상대배역으로서 이런 변화가 매우 반갑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동근은 "효섭이 미연이를 통해 자기 인생을 개발하는 지혜를 얻게됐고, 이로 인해 효섭이의 인생도 변화하게 된다. 이런 모습을 통해 '효섭이도 60이 넘었지만 남자구나', '효섭이와 미연이의 인생이 있구나'라는 걸 느껴주시면 좋겠다. 이 드라마는 효섭이와 미연이의 인생 개발을 하는 데 있어서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한편 '같이 살래요'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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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