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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철파엠' 김영철 "DJ, 데뷔 19년 만 가장 잘 맞는 옷 찾았죠"

기사입력 2018.06.02 15:00 / 기사수정 2018.06.02 13:18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하루의 시작에도 적용된다. 하루의 시작인 아침을 기분좋게 시작하면 그 날 하루가 행복해진다. 그리고 김영철과 '김영철의 파워FM'은 이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청취율 1위를 달성했다. 다소 방정맞고 철이 없는 수다로 당신의 하루를 응원(Cheer up)하는 디제이 '철업디' 김영철을 만났다.

라디오 부스 안에 김영철을 만나러 들어섰을 때, 책상 위에 놓여진 신문 다섯 부를 통해 김영철이 라디오에 임하는 태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듣는 것 만으로도 아침에 신문 한 부를 훑은 것처럼 정치, 사회, 경제 심지어 영어 지식까지 채울 수 있는 '파워FM'의 유용한 정보는 DJ 김영철의 이러한 노력에서 시작했다.

"아침에 라디오 부스로 출근하면 쉬는 시간, 노래 시간에 틈틈이 신문 헤드라인을 읽어요. 헤드라인을 다 읽은 다음엔 칼럼을 체크해요. 확실히 신문을 읽다 보니 정보량이 많아지고, 라디오에서 할 이야기가 많아지더라구요. 연애 관련 질문 빼고는 대답을 잘 할 수 있게 됐어요. 8시부터 10분 동안 헤드라인 정리를 해주는데,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도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한글 신문을 다 읽고는 영어 번역 신문과 뉴욕타임즈를 영어 공부 차 읽어요."

그러면서 이해하기는 영어 번역 신문이 쉽지만, 뉴욕타임즈 표현을 외워두면 더 유용할 거란 꿀팁도 준다. 최근 들어 타일러와 진행하는 '진짜 미국식 영어' 코너에서 정답을 척척 맞추는 비법이기도 하다고.

김영철이 이처럼 2시간 남짓의 라디오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라디오야 말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현재를 담은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영어 표현 중에 'Listen to the Radio'라는 말이 있어요. 라디오에는 늘 오늘만 이야기한다는 장점이 있죠"라고 이를 설명했다.

이 외에도 '파워FM'에서는 2시간 동안 뮤지컬, 책, 교통, 날씨, 연예, 연애 등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매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DJ 김영철. 그러나 그에게도 매일 오전 7시부터 방송을 진행하는 게 쉬운일은 아닐 터. 또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김영철이기에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놀 수 없다는 게 힘들 수도 있다.

"아침 라디오가 없었으면 새벽 1시, 2시까지 놀 것 같은데 이제는 언제 놀아도 10시 30분 쯤엔 다 보내줘요. 아, 유일하게 동엽이 형만 안 보내줘요. 제가 가야한다고 하면 '영철아 물 마시고 있어'라고 붙잡아요. 그래도 1년에 세, 네 번 동엽이 형 볼 때 빼고는 생활 패턴이 건강해진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라디오가 좋으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지 않아요. 하루를 시작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또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특권이죠. 사실 아침에 출근하는게 힘들다고 하는 청취자분들에게 공감을 해줘야하는데, 저는 너무 즐거워서 공감을 잘 못해요. 힘들 땐 라디오에서 솔직하게 힘들다고 할 테니 그때는 청취자분들이 힘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처음부터 '미안합니다'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주목받았던 그는 이후로 '엽때여', 하춘화 모창, '힘을 내요 슈퍼 파월~' 등으로 사랑받으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러나 그는 19년 연예계 생활 중 지금의 라디오 DJ가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방송이라고 말했다. 

"저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은 것 같아요. 15년 영어 공부의 결실도 보여줄 수 있고, 책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인문학 적 지식도 뽐낼 수 있어요. 생방송이다보니 당황스러운 순간들도 있는데 19년의 연륜으로 잘 넘어가기도 하죠. 청취자들의 사연에 코멘트를 해줄때는 다른 방송에선 보여준 적 없던 저의 진지함도 보여줄 수 있어요. 너무 '자화자찬'인가요? 그래도 조금은 뻔뻔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또 우리 방송의 묘미인 것 같아요."

사실 김영철 개인의 평가가 아니기에, 자화자찬만은 아니다. 청취율 1위가, 늘어나는 청취자의 문자 수가, 심의평의 평가가 김영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심의평에서 칭찬을 많이 받는데 CP님이 늘 보여주세요. 이 시간대에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남자치고는 하이톤인 제 목소리 때문인 것 같아요. 아침에는 누구나 기분 좋은 톤을 듣고 싶잖아요. 그래서 매일 아침 성악가라고 생각하고 목을 풀고, 유자차랑 물도 마시고, 전화영화로 입을 풀고 DJ석에 앉아요. 오프닝을 하고 쏟아지는 문자를 보면 신이 나고 힘이 나죠. 그런데 또 제가 낮 시간이나 심야 시간대의 DJ가 되면 그냥 시끄러운 애가 될 것 같아요. 지금 이 시간대가 딱 좋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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