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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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이별이 떠났다' 세 여자·엄마의 내면, 섬세하게 그렸다

기사입력 2018.05.27 09:2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이별이 떠났다’가 독특한 소재와 먹먹한 분위기로 시선을 당겼다. 

26일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가 첫 방송됐다. 서영희(채시라 분)의 남편 한상진(이성재)은 바람이 나 내연녀 김세영(정혜영)과 살고 아들 한민수(이준영)는 집을 나갔다. 이에 서영희는 은둔생활을 하며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정수철이 애지중지하는 딸 정효(조보아)는 남자친구 한민수와의 사이에서 임신했다. 정효는 짐을 싸들고 다짜고짜 서영희를 찾아갔다. 서영희는 어이없어했지만 정효에게 방을 내줬다. 정효는 심한 입덧을 하다 탈진해 쓰러졌다. 서영희는 그런 정효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오랜만에 집 밖을 나서는 터라 망설였지만 용기를 냈다.

정효는 초음파 검사로 아기 심장 소리를 듣고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수술실에서도 “안 돼”라며 눈물을 흘렸다. 말미 서영희는 수술실을 나서며 "너란 아이 정말 귀찮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런가 하면 한민수는 정효가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려고 한상진에게 도움을 청했다. 한상진은 아들 민수가 사고를 친 사실에 분노했지만 한민수 역시 반항하며 대들었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내조의 여왕’ 등의 김민식 PD가 8년 만에 연출로 복귀한 ‘이별이 떠났다’는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세 여자이자 엄마의 모습에 집중했다. 삶의 희망이 없어 스스로를 집 안에 가둔 서영희, 서영희에게 한상진과 이혼하라고 말하는 뻔뻔한 불륜녀이지만 자기 딸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어쩔 수 없는 엄마인 김세영, 의도치 않게 임신했지만 엄마가 되는 걸 선택하는 성숙한 정효가 주인공이다.

세 인물은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은 엄마라는 이름의 여자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불륜, 혼전임신 등 자극적인 요소가 깔려있지만 첫 회는 막장이란 느낌보다 먹먹하고 공감 가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앞으로 이들의 내면과 인물간의 갈등, 관계를 개연성 있게 그려낸다면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 구멍이 없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후 3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채시라는 공백기를 무색하게 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내공이 돋보였다. 김세영에게 “첩년 딸을 생각해주는 게 정상이냐”라고 일갈하는 모습, 담배를 피우며 자신의 현실을 막장 드라마에 빗대며 자조적으로 웃는 모습, 자신의 집에 살려고 왔다는 정효에게 아이를 언제 지울 거냐며 감정 없이 묻는 장면 등이 그 예다. 여자로서의 생기를 잃고 아내로도 엄마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냉소적인 서영희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러면서도 정효에게 연민과 동질감을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조보아 역시 주눅 들지 않는 연기를 뽐냈다. 대학생 신분으로 아이를 임신했지만 당차면서도 책임감 있는 정효를 녹여냈다. 초반부터 발랄한 대학생과 효녀 딸, 또 입덧으로 고통을 겪는 임신부까지 다양한 모습이 담겼는데, 무리없이 연기했다. 이성재, 정혜영, 이성재, 정혜영, 정웅인, 이준영 등도 역할에 어울리는 연기를 펼치며 몰입을 도왔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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