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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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이대로는 안 된다

기사입력 2009.04.10 22:07 / 기사수정 2009.04.10 22:07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지난여름, 맨체스터 시티는 탁신의 영국 망명과 더불어 그의 막대한 재산의 동결로 인하여 자금난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여름 이적시장이 종료될 시점, 그들에게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바로, 탁신의 구단주 사임과 더불어 아부다비 그룹의 조만장자 술래이먼 알 파힘이 구단주로 부임한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첼시 행이 유력했던 제2의 펠레 호비뉴를 이적 시장 막판에 영입하며, 기존의 축구 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구단주의 막대한 영향력이 원인이었을까? 잉글랜드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은 앞다퉈 맨시티와 많은 선수를 연관시키며 전세계 축구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 루머는 수포로 돌아갔다. 게다가, 맨시티는 현재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난 4월10일(이하 한국시각, AOL 아레나, 함부르크 홈경기)에 열린 함부르크와의 UEFA컵 8강 1차전을 예로 들어보자. 전반 시작과 동시에 그들은 호비뉴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은 아일랜드의 선취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함부르크의 마티센, 트로쵸스키, 게레로에게 연속 3 실점하면서 1-3로 패배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그들은 시종일간 상대를 압박하지 못했다. 게다가, 5명이나 포진된 수비 진영 임에도 상대 공격수 게레로를 마킹하지 않아서 실점을 허용한 장면에서는 그들의 현황이 보여줬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두터운 스쿼드를 자랑하면서도 성적이 나오지 못할까?
 
우선,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원정 성적은 가혹하다. 현재까지 벌어진 리그(31라운드까지) 어웨이 경기에서 그들은 1승 5무 10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홈에서 10승 5패임을 감안할 때 그들의 어웨이 성적은 매우 형편없다.
 
게다가, 감독인 마크 휴즈는 부임 초부터 기대를 모은 지난 시즌 블랙번에서 보여준 놀라운 경기력과는 달리, 허술한 수비진과 느슨한 공격만 선사하고 있다. [기존의 감독들이 선수들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전술을 선사한다면, 휴즈는 자신의 기존 전술에 억지로 선수를 껴 맞추고자 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올 시즌보다 얇은 스쿼드로 팀을 이끈 에릭손의 경우, 지난 시즌 초반 맨시티 돌풍을 주도하며 팀의 상승을 도모하였다. 심지어 유벤투스에서 영입한 보지노프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상태에서도 엘라누-페트로프-'제3의 공격수'로 이어지는 창의적인 삼각편대를 선사하며, 기존의 우려를 잠식시켰다. [시즌 초중반까지 맨시티는 돌풍의 팀이었다.]

브라질 출신의 키 플레이어 엘라누와 맨시티 유스 출신인 마이클 존슨은 수준급 볼 배급을 보여주며, 지금과 같은 재미만 있는 맨시티와는 정반대의 모습인 안정적인 면을 보여줬다.

 앞서 지적했듯이, 그는 늘 비슷한 전술로 상대에 임한다. 게다가, 홈에서 대승을 거둔 상대라도, 원정에서는 반드시 무기력한 모습으로 돌변하는 아이러니한 모습까지 선사하고 있다. 또한, 공격에 있어서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인 호비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역습상황에서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불필요한 공격만 보여주고 있다.

호비뉴가 브라질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에 처참한 패배를 안겨줄 당시 보여준 활약은 맨시티에선 전혀 볼 수 없다. 그의 이적 초반 어느 정도 재미를 봤던 호비뉴 원맨쇼도 이제는 상대에게 충분히 읽혔기에 자취를 감췄다. 설상가상 그는 호비뉴를 왼쪽 윙 포워드로 활용하고자 전술을 수정했지만, 이 또한 성공적이지는 못한 상황이다.

수비진의 경우,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안정성을 잃었다. 상대편의 발 빠른 선수에 대해서는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역습 시 지나치게 뒷공간을 내주고 있다. 미드필더진에서부터 보여줄 압박은 버린 채, 수비는 오직 포백만 해야 된다는 다소 시대착오적인 전술을 선사하고 있다.

마치, 지난 4월9일(이하 한국시각) 바르셀로나가 보여준 퍼포먼스의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즉, 휴즈가 구사하는 미드필더진은 장악력과 압박을 잃은 단순히 빈 껍데기일 뿐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한 선수 영입만 시도하다 보니, 이번 여름에 방출해야 될 선수만 10명에 가깝다. 기대를 모은 브라질의 신성 조는 맨시티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었으며, 에버튼 임대 후에야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들의 유일한 슈퍼스타 호비뉴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하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청소년 대표 시절 상당한 기대를 모은 사발레타는 그저 그런 유망주로 전락했으며, 콜루카가 토트넘으로 이적한 자리는 대체 자가 없기에 불안하다. 결국, 올 시즌 영입의 성과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새로운 수호신 기븐 하나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현황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우선 그들은 훌륭한 유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단기적인 효과 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육성하고 있는 그들의 시티 아카데미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또한, 그들이 배출한 유스 출신 선수들이 어린 나이임에도 맨시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또한, 불필요한 지적을 받는 공격진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벨라미가 팀에 빨리 적응하고 있고, 호비뉴 또한 침체기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막대한 자원을 등에 업고 있다. 단순히 선수들의 네임밸류에 주목하는 것이 아닌 그들에게 부족한 포지션을 채울 수 있는 지략가의 영입만 있다면 빅4의 아성을 깰 수 있는 유일한 클럽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맨시티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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