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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유영 "연기, 인생 배우는 느낌…늘 어렵지만 잘 하고 싶어"

기사입력 2018.04.29 14:40 / 기사수정 2018.04.29 14:3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유영이 영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아직 자신의 부족한 점이 더 많이 보이는,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던 작품 속에서 이유영도 다시 한 번 작품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19일 개봉한 '나를 기억해'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와 전직 형사가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의 범인인 마스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이유영은 한서린 역을 맡아 영화 내내 불안하고, 초조한 여교사 서린의 심리를 긴장감 있게 표현하며 시선을 붙든다.

영화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청소년 범죄와 음란물 유포를 모티브로, 이를 범죄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냈다. '나를 기억해'라는 제목에서부터, 주인공 서린의 입장에서도 다시 한 번 생각을 돌아볼 수 있고, 범인 입장도 다시 살펴보게 되는 등 다양한 의미의 해석이 가능하다.

이유영은 "사회적인 문제들을 많이 담고 있는 의미 있는 영화에 참여했다는 게 뿌듯해요"라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그렇지만 역시나 제 연기는 아쉽고요. 보는 내내, 시나리오를 읽을 때보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화도 많이 나더라고요"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서린이 가진 상처가 개인에게는 너무나 힘들고 충격적인 부분이지만, 영화적으로는 흥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가 됐다. 이유영은 "어쨌든 영화는 재밌어야 되는 것이잖아요. 서린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힘들고 충격일 수 있지만, 그게 영화적으로는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좋았어요"라고 얘기했다.

조금은 예민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에, 감독과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소통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상황을 살펴나갔다.

"감독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었어요.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써놓은 책을 본 적이 있거든요. 또 뉴스 자료들도 많이 찾아 봤었고요. 정말 어린 아이까지 다양한 범죄를 많이 저지르고 있다는 것도 그 때 알게 됐죠."

'나를 기억해'에서는 끝까지 사건을 쫓는 전직 형사의 근성을 가진 오국철 역을 연기한 김희원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유영은 "김희원 선배님이 시나리오가 정말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연기를 정말 잘 하시는 선배님과 함께 하고 싶었죠. 선배님과의 촬영은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연기적인 것도 도움을 많이 받았죠"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서린이 힘든 일을 많이 겪고 있긴 하지만 단단하고 강한 여자라고 감독님도 얘기하셨었거든요. 선배님께서도 '재미있는 부분은 내가 담당할 테니 저는 네가 연기할 인물에 집중해라'고 말씀해주셨었죠. 정말 감사했어요."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해 어느덧 '배우'라는 이름을 앞에 달게 된 지 5년차가 됐다. 그간 '간신'(2015), '그놈이다'(2015), '당신자신과당신의것'(2016)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에 많이 출연해왔기에 '이유영'이라는 사람을 떠올렸을 때 다소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유영은 "'간신' 이후로 그렇게 된 것 같아요"라고 다시 한 번 웃어 보이면서 "'간신'에 나온 이후로 센 역할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나는 다른 부분이 더 자신 있는데'라는 생각도 들면서 아쉬운 마음도 좀 있었죠. 사실 '간신'에서도 실제의 저와는 너무 다른 역할이어서 선택하기 어려웠었거든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제가 배우 생활을 평생 할 것인데 얼마든지 나중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해서 조급함을 내려놓았어요"라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이유영은 올해 7년 만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한예종 출신 배우'라고 하면 떠오르는 주위의 기대어린 시선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그보다는 데뷔하자마자 상을 많이 주셨었는데, 그게 훨씬 더 큰 부담감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다.

"연기가 늘 너무 어렵고, 100% 이상으로 다 소화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또 그 부담감이 완전 내려놓아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려운 역할을 많이 해서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 부담감을 극복해 나가야겠죠. 연기적으로 한 번 쓴 소리를 듣게 되면, 내려놓아질까요?(웃음)"

오는 5월 7일에는 MBC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 출연을 앞두고 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통역사 역할을 통해 그동안과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유영 역시 한껏 설렌 마음이다.

이유영은 "단막극을 찍을 때는 제가 좀 더 즐겁더라고요. '이렇게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요. 역할이 발랄해서, 더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평소에는 전혀 세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않고 카리스마도 없고, 정반대거든요. 제가 맡았던 캐릭터와 평소 모습이 정반대이고, 또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면 풍기는 이미지가 차갑나 봐요. 좀 더 밝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기대를 표했다.


일상에서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며, "집에 있어도 할 게 정말 많아요"라고 다시 한 번 해맑은 표정을 내보인다.

이유영은 "잘 때 악몽을 많이 꾸는데, 정말 어떤 스릴러보다도 재미있어요. 그 내용을 귀여운 애니메이션처럼 글도 짧게 쓰고 있거든요. 친한 친구에게 공유도 하는데, 재미있다는 말도 한 번 들었었어요. 한 명한테만 보여줬으니 재미있다는 말도 한 번 들은 것이겠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연출에 대한 욕심이 있냐'는 얘기에는 "연출은 정말 나중이요. 제가 오해 서른 살인데, 서른다섯 살쯤 제가 배우로 좀 더 자리를 잘 잡게 된다면, 연출 쪽으로 대학원을 가서 더 공부를 해볼까 생각했었죠. 늘 연기가 우선이에요, 연기가 잘 된다면요"라고 강조했다.

올해 30대가 됐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달라진 점은 없다고도 얘기했다. 이유영의 시선은 지금을 넘어선, 먼 미래 정말 '좋은 배우'가 돼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살면서 연기를 하기 위해 배워야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고 하는 것들이요. 연기를 하다 보면, 인생을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느 한 순간도 정체되지 않고, '내가 죽기 전까지 배울 수 있겠구나,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정말 평생 배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이유영은 "5년 뒤면 제가 데뷔 10년을 맞게 되잖아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좋은 배우가 돼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도 함께 덧붙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오아시스이엔티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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