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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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선수들에게 보내는 한 마디

기사입력 2009.03.26 16:35 / 기사수정 2009.03.26 16:35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모두가 승리자였다!'

'빛나는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2회 WBC.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세계 속에 한국야구의 위대함을 보여주며 세계를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했다.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대표선수 모두 한마음, 한몸이 되어 국민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줬다. WBC의 용사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메시지다.



김인식 감독 -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2연패를 석권한 감독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감독도 고사한 '독이 든 성배' 인 WBC 감독 자리를 맡아 '국가가 있기에 야구도 있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대한민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온화한 카리스마로 대회 기간 내내 특유의 용병술로 경기를 지휘했다.

김태균 - 이승엽이 없었지만 김태균이 있었다. 홈런 공동 1위(3개), 타점 1위(11위)에 오르며 한화의 4번 타자, 그리고 한국의 4번 타자를 넘어 세계의 4번 타자로 발돋움하였다. 중요할 때 한방을 쳐주며 新 해결사로 탄생한 김태균. 올 시즌 후 FA가 되는 그를 데려가기 위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봉중근 - 그의 눈가에 맺힌 눈물에 국민마저 눈물을 흘렸다. 새로운 일본 킬러로 급부상 했고 이제는 봉미미에서 봉타나로, 나아가서 봉중근 열사로 까지 불리며 국민의 성원을 얻었다. 봉중근의 견제 훼이크 동작에 천하의 거만한 이치로도 몸 둘 바를 몰랐고 이 모습에 국민은 통쾌함을 느꼈다.

손민한 - WBC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어디서 무얼 하시느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는지. 한국의 롯데 팬들과 더불어 세계도 의아했던 그의 거취. 프로 야구가 개막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광현 - 여전히 그대의 슬라이더는 세계 최고다. 한 번 통타당했다고 하여 주눅이 들 필요 없다. 국민들은 영원히 당신을 최고의 일본 킬러로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이용규 - WBC 내내 보여준 당신의 투혼과 투지에 국민은 큰 감동을 받았다. 우쓰미에게 빈볼을 맞은 후, 그리고 기타지마의 무릎에 부딪히며 헬멧이 깨진 후의 당신의 눈빛에서 많은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체격은 가장 작지만,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은 가장 컸던 대한민국의 톱타자.

윤석민 - 투수로서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묵직한 공을 던졌던 사나이.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에이스다. 준결승 베네수엘라전에서 보여준 그의 역투에 메이저리거들도 혀를 내둘렀다. 경기 후 '메이저리거들이라고 하지만 난 그들이 누군지 몰랐다.'라는 당돌한 인터뷰에서 그의 두둑한 배짱을 엿볼 수 있었다.

추신수 - 역시 대한민국의 유일한 메이저리거였다. 초반의 부진을 딛고 끝까지 믿어준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여 결정적인 홈런 2방을 터뜨렸다. 그 홈런에 TV로 지켜보던 국민도 속 시원해하며 만세를 불렀다. 메이저리거답게 역시 미국땅에서 강했다.

김현수 - 대한민국 수위타자의 WBC 정복. 어린 나이답지 않은 배트 컨트롤로 스프레이 히터답게 좌측, 우측을 가리지 않으며 타구를 양산해냈다. 24타수 11안타 0.393으로 세계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정현욱 - 삼성의 노예에서 이제는 국민의 노예로. 늦깎이 국가대표로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제1회 WBC 오승환의 돌 직구에 버금가는 묵직한 공으로 상대 타선들을 제압했다. 박경완의 미트에 쏜살같이 꽂혀 버리는 당신의 직구에 상대 타자들은 선풍기 헛스윙으로 일관했다. 누가 그를 첫 국가대표 승선으로 생각하겠는가.

이진영 - 역시 일본 킬러는 킬러였다. 1회 대회에서 '국민 우익수'라는 애칭을 갖게 된 그는 그 누구보다도 2회 WBC를 기다렸다. 예선 대만과의 대결에서 쏘아 올린 만루 홈런과 18일 열린 일본과의 승자전에서 터뜨린 2타점 적시타가 강한 인상에 남는다.

이범호 - 이대호의 컨디션 저하로 출전기회를 잡게 되었던 '꽃범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었다.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쏘아 올리며 김태균과 홈런 공동 1위에 올랐고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 말 2 아웃 상황에서 터진 동점 적시타는 모두를 '흥분의 도가니'로 끌어들였다. 

임창용 -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마운드에서 그 누구보다 강한 투구를 하기 위해 애썼다는 것을. 일본을 가장 잘 아는 당신이었기에 그 상황에서 당신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누구도 당신을 탓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일본에서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경완 - 괜히 대한민국의 안방마님이 아니었다. '필드 위의 사령관'으로서 특유의 노련함으로 우리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

박기혁 - 더 이상 박진만의 시대는 갔다. 사실, 모두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보란듯이 시종일관 센스 있는 수비에 시일이 지날수록 모두 안심했다. 이제 대한민국 대표 유격수는 당신이다.

류현진 - 사실,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은 아니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그 포스가 뿜어져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 어리다. 이번 WBC가 그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2013년 제3회 대회 때는 베이징에서의 위용을 다시 한번 보여주길 기원한다.

고영민 - 결승전에서의 2루수 직선타 실책이 조금 아쉽긴 했다. 하지만, 그대의 뜬금포는 대한민국에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역시나 '2익수','우루수'답게 폭넓은 수비로 투수들에게 힘을 주었다.

이대호 - 아쉬웠다. 결승전때 카메라에 계속 비친 그대의 모습에서 초조함이 묻어 있었다. 맹활약을 펼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이종욱, 정근우 - 대한민국산 발야구의 선두주자들인 그대들의 활약 또한 잊을 수 없다. 상대 내야수비와 배터리를 시종일관 흔드는 그대들의 모습에 상대는 혼비백산이었다.

그 외 장원삼, 임태훈, 강민호, 이택근, 최정, 오승환, 정대현, 이승호, 이재우는 많은 경기에 나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도 대한민국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벤치에서 끝없는 파이팅으로 주전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며 제 역할을 다했다.

WBC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는 우리 내달 4일 개막하는 프로야구에서 함께하길 바랍니다.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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