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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 Report] 한국 빙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꿈꾸라

기사입력 2009.03.23 11:27 / 기사수정 2009.03.23 11:27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 덕분에 한국 동계스포츠의 경쟁력이 몇단계 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세계정상권에 올라 한국 동계스포츠를 빛낸 종목이 있었으니 바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2008-09 시즌 대회가 지난 15일, 마무리됐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10여개월 남짓 남긴 시점에서 한국은 나름대로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남기며 다음 시즌의 선전을 기약했다.

남녀팀 희비가 엇갈렸던 쇼트트랙

쇼트트랙은 남녀대표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이번 시즌을 보냈다. 남자팀은 토리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호석(고양시청)을 주축으로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 5관왕에 빛났던 성시백(연세대), 이정수(단국대), 곽윤기(연세대) 등 어느 누구 하나 처지는 선수 없이 고른 기량을 선보이며 캐나다, 미국을 제치고 정상권 실력을 과시했다.

세계선수권자인 이호석의 경기력이 일취월장하고, 취약 종목이었던 500m에서 곽윤기, 성시백이 '한국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 것은 이번 시즌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현재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빙판의 제왕' 안현수(성남시청)가 제 컨디션을 찾아 대표팀 선발이 확정되면 그야말로 역대 최강 팀이 만들어진다고 할 정도다.

반면 여자팀은 2년 연속 만리장성의 벽에 막혀 또 한 번 아쉬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김민정(전북도청)이 왕 멍에 이어 2위를 차지한데 이어 팀선수권에서도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월드컵 대회에서도 거의 매 대회마다 중국에 가로 막혀 번번이 좌절을 맛봐야 했다.

왕 멍, 주 양 등 기량이 탄탄한 에이스를 두 명이나 보유한 중국은 진선유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한국을 적극 공략하며 전체 금메달의 절반 이상을 독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중국이 한국을 따라가는 형국에서 이제는 중국을 넘어서야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신세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아예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해까지 평범한 성적을 냈다가 올해 들어 기량이 급성장한 김민정은 대표팀의 '맏언니'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또 '샛별' 신새봄(광문고)도 월드컵, 세계선수권 등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내년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세대교체기에 있는 만큼 한 해동안 잘 다듬어 올림픽에 대비한다면 다시 정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팀 내 분위기를 이끌 확실한 에이스, 리더가 한두명 정도 있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동계 전국체전에 출전했던 진선유(단국대)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자팀은 내년 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의 텃세, 셀스키 등 기량이 성장하는 신예가 많은 미국의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지에 대한 계책을 세워야 한다. 또, 개인 종목에서 많은 금메달을 차지하고도 5000m 계주에서 8개 금메달 가운데 2개에 그쳤던 부분도 잘 곱씹어봐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이규혁, 이강석, 이상화...확실한 에이스를 만든 스피드스케이팅

2008-09 시즌, 스피드스케이팅은 비교적 좋은 분위기 속에 한 시즌을 보냈다. 그 중심에는 대표팀 '맏형' 이규혁(서울시청)과 '대들보' 이강석(의정부시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상화(한국체대)가 있었다.

이규혁은 2008-09 시즌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월드컵 4차 대회 1000m에서 첫 금메달을 신고한데 이어 5차 대회 5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월드컵 파이널 500m 2위, 종별세계선수권 500m 2위 등 고른 성적을 내면서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풀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벅지 부상으로 이번 시즌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강석은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종별세계선수권에서 500m 종합 1위에 올라 부활을 알렸다.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2관왕에 오르며 자신감을 찾은 이강석은 지난 2007년, 500m 세계신기록을 세울 당시의 기량을 찾아 내년 올림픽을 노리고 있다. 또, 거의 모든 대회에서 메달권에 드는 성적을 냈던 이상화는 500, 1000m에서 잇따라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등 기량이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 간의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같은 경기력을 얼마만큼 유지하고 더욱 끌어올리느냐가 올림픽 첫 금메달을 꿈꾸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특히,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미국, 일본 등 기존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의 틈 속에서 꾸준한 실력을 낼 수 있는 에이스들의 활약이 올림픽 때 더욱 요구된다. 그만큼 부상 같은 외적 요인을 잘 극복하고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년도 채 남지 않게 다가온 벤쿠버 동계올림픽. 한국이 역대 최고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빙상 종목의 고른 성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남은 기간 동안 보완할 사항들을 점검하고 대비하면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을 만한 전력으로 더욱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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