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4 17:29
스포츠

[WBC FINAL] 추신수,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써라!

기사입력 2009.03.22 21:44 / 기사수정 2009.03.22 21:44

최세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세진] 스포츠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표현한다. 특히나 한국 야구 대표팀의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면 이 말은 딱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국제대회 매 경기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짜릿한 감동을 주었던 우리 야구 대표팀이 또 한 번 드라마 같은 승리를 연출하며 WBC 2회 대회 결승에 선착했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였다.

1,2라운드에서의 극심한 부진

사실 추신수는 대표팀 승선과정에서부터 순탄치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합류하긴 했지만 소속팀 클리블랜드와 대표팀, 메이저리그 사무국 간의 미묘한 신경전으로 인해 대표팀 수뇌부를 고심하게 했고, 이를 수습할 여유도 없이 대표팀은 1라운드 아시아 예선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가장 큰 피해는 그 누구도 아닌 선수 본인에게 돌아왔다. 훈련부족으로 인해 타격감각을 상실하면서 이는 결국 실전에서의 경기력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대표팀 내의 포지션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추신수를 지명타자로 쓰려면 수비가 불안한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은 추신수와 이대호 둘 중의 한 명을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범호의 맹활약으로 3루수 이범호, 지명타자 이대호로 포지션문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결국 이로 인해 추신수의 출장 기회는 더욱더 줄어들었고, 추신수 본인을 더욱더 주눅이 들게 했다. 유일한 대표팀 메이져리거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만한 일이었다.

2라운드에서도 추신수의 부진은 이어졌다. 날카로운 선구안을 보여주긴 했지만, 작년 시즌 후반 클리블랜드에서 수많은 장타를 양산했던 호쾌한 타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신을 믿어준 대표팀과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는 경기력이었다.

카를로스 실바를 넉다운시킨 스리런홈런

사실 이러한 이유로 4강전에 추신수가 선발출전 하리라고 생각한 이는 별로 없었다.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김인식 감독은 준결승부터 우익수 출전이 가능해진 추신수를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당당히 선발출전시켰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택 역시 대성공이었다. 초반 계속되는 수비 실책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베네수엘라팀과, 평소에도 감정조절에서 약점을 보였던 선발투수 카를로스 실바를 완벽히 무너뜨리는 스리런홈런 터졌고, 베네수엘라팀은 그 충격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작년시즌 후반기의 모습이 우연이 아니냐'는 의문에 완벽한 대답을 주는 홈런이었고, 선수 개인적으로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덜어내고,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대표팀에 보답하는 아주 귀한 홈런이었다.

추신수,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써라!

추신수의 현재 행보는 여러 가지로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이승엽을 떠올리게 한다. 대회전에 대표팀의 주축타자로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점, 대표팀 승선과정에서의 소속팀과의 갈등, 예선전에서의 극심한 부진, 준결승에서 부활을 알리는 결정적인 홈런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고스란히 닮았다.

그리고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도 쿠바를 상대로 1회 선제 투런홈런을 날리면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24일 벌어질 대망의 제2회 WBC 결승전에서 추신수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추신수를 메인으로 한국 대표팀의 승리는 전하는 WBC (C) 공식 홈페이지 캡쳐]



최세진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