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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이슈] 'PD수첩' 여배우 A·B·C의 폭로…김기덕·조재현의 위선

기사입력 2018.03.07 08:26 / 기사수정 2018.03.07 08:2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김기덕 영화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위선적인 모습이 폭로됐다.

6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을 담았다. 김기덕은 베를린, 베니스, 칸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세계 예술계의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배우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하는 추악한 사람이었다. 

PD수첩은 김기덕의 폭력을 폭로했던 여배우 A의 충격적인 증언을 들었다.

A는 "여성의 성기 명칭과 남성의 성기 명칭, 화장실 벽에 낙서될 만한 발언을 일상적으로 하는 사람이다. 성관계라는 표현도 안 쓴다. 몸부림 한 번 치시죠. 거기 맛은 어떤가요 라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PD수첩은 “방송으로는 다 전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A의 뺨을 때리고 강압적으로 남성 배우의 성기를 잡게 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은 “그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분과 해석이 좀 달랐던 게 아닐까”며 폭행이 연기 지도의 일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A는 "못 견디겠더라. 너무 억울하고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했다"고 말했다. 

A는 2013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뵈우스'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하지만 촬영 이틀 전에 중도 하차했다. 영화에는 한 컷도 등장하지 않았다. A는 그해 3월 7일 김기덕 감독의 숙소인 레지던스 1층에서 여럿이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가 끝나자 김 감독은 동석한 다른 여성과 함께 숙소로 가겠다고 했고, A에게 동행해달라고 했다.

그는 "영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사생활, 성적인 사생활을 얘기하더라. 방 앞까지만 가자던 김기덕 감독은 집에 간다는 사람에게 화를 내면서 배우가 왜 그런 식이냐고 화를 냈다. 나는 두려웠다. 배제되고 싶지 않으니까. 당연히 들어갔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오히려 A가 자신과 다른 여성을 방에 밀어넣고 혼자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A는 "말이 되냐. 김기덕 감독이 해병대 출신이다. 내가 열쇠도 없는데 방문을 열고 도망나올 수 있겠느냐"며 반박했다.
 
A는 "계속 자고 가라고, 같이 자자고, 셋이 자자고 성관계를 요구했다. 나는 너무나 끔찍해 간다고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거다. 집에 돌아온 뒤에 전화가 왔다. 감독을 믿지 못하는 사람과는 일할 수 없다고 했다. 감독과 성관계를 안 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나오냐며 오열했다. 비참했고 손을 떨정도로 많이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김기덕의 성추행은 그때가 처음은 아니다. A는 2002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우연히 김기덕 감독을 만났다. A가 지인과 함께 있을때 A의 숙소에서 차를 마셨다. A는 "이상한 짓을 하더라. 성관계를 요구하는 얘기를 계속했고 결국에는 김기덕 감독이 바지를 벗었다. 뭐하는 거냐고 하니까 다시 입더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성추행을 일삼기도 했다. 

영화계에는 이미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소문이 만연해 있었다. 김기덕은 서울 예대에서 명예교수였는데, '주인공 하려면 나와 자면 돼'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했다. 남자 제자에게도 '네 성기 커?'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역시“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일반적인 나 같은 스태프도 알고 있었다면 영화 제작하고 프로듀싱하고 감독 의외에 중요 스태프로 참여하는 대부분 스태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밝혔다.
 
여배우 B는 김기덕 감독의 성관계를 거절하고 연예계를 떠났다. "솔직히 조심 스럽다. 그 이후 일을 안 했다. 성상납을 요구해서 계약서를 찢고 나왔고 방송일을 하지 않았다. 여기 생활이 이런 건지 몰랐고 그때는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사무실에서는 너는 왜 그 쪽에서 너를 캐스팅 안 했다고 생각하냐고 하더라. 내가 그러면 내가 몸이라도 팔아서 배역을 갖고 왔으면 좋겠냐고 울면서 얘기했다"고 토로했다.

또 "김기덕이 '내가 네 오디션 때 너의 가슴을 봤냐'. '가슴을 볼 수 있냐'고 하더라. 당황해서 대답도 못했는데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해보니 복숭아일 것 같다. 유두가 핑크색이냐 아니면 약간 검은색이냐 물었다. 처음에는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 못했다. 2시간 가까이 그런 얘기를 계속했다. 그냥 멘붕 상태였다. 나중에는 '내가 너의 몸을 보기 위해 같이 가서 너의 몸을 확인할 수 있느냐'고 얘기하더라.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하고 몰래 카페를 빠져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커피숍에서 만나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사건을 보면 문득 화난다. 언젠가는 다 이렇게 걸리는구나"라고 덧붙였다.

PD수첩 측은 3월 1일 김기덕 감독에게 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김기덕 감독은 "미투 운동이 갈수록 자극적이다.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짓밟히고 있다. 나는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며 "일방적인 감정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이 점은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 그러나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여배우 C의 폭로도 이어졌다. C는 "나도 그냥 성추행이라고 말할까 고민했다. 내가 성폭행 당했다는 것 자체가 부들부들 떨리고 공황장애가 심했다"고 전했다.

C는 김기덕 감독 뿐만 아니라 배우 조재현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는 "피해자가 많은데 드러나지 않더라. 알고 보니 이 사람들의 힘을 두려워한다. 돈도 많고 지위도 있다. 여자 배우들을 오히려 우습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다"고 강조했다.

과거 20대 초반이었던 C가 첫 영화 촬영에서 겪은 일이다. 그는 이후 몇 년간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았다. C는 "그때 당시 친했던 선배 영화 배우 언니에게 상담했다. 원래 영화판이 그렇다고 하더라. 내가 그냥 당하고 사는 게 맞는구나 했다. 그래서 묻었던 것 같다"며 과거 진실을 말하지 못한 이유를 언급했다.

C는 "영화 캐스팅 직후 김기덕 감독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감독님이 인생 얘기를 하길래 인간적이구나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어두워지면서 자꾸 어두운 쪽으로 산책을 가더라. 첫 만남에서 엉덩이에 손을 넣었다. 너무 예뻐서 만져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이러면 영화 못 찍는다고 하니까 사과했다"고 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후 C를 홍천으로 불렀다. 영화 촬영 전 친목을 쌓자고 했는데 막상 가 보니 김 감독 혼자였다고 한다. C는 "그때 성폭행을 시도했다. 거부하는데도 옷을 벗겼다. 온몸으로 반항하고 저항했더니 따귀를 10대를 때렸다. 울면서 돌아왔는데 문자가 10통이 넘게 오면서 사과를 했다. 어릴 때 아버지에게 하루에 천 대, 이천 대씩 맞고 자라서 나도 손이 올라간다고 했다. 마치 너를 사랑하는데 표현이 서툴렀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촬영이 시작됐고 김기덕 감독은 물론 배우들과 전스태프가 한 숙소에서 생활했다. C는 “합숙 장소가 지옥이었다. 김기덕, 조재현, 조재현 매니저 3명이 여자를 겁탈하려는 하이에나 같았다"고 폭로했다.

C는 "방문을 그렇게 두드렸다. 방 전화로도 전화를 했다. 혼자 있을 때는 누가 찾아올지 모른다. 그 불안감이 너무 무섭고 지옥 같았다. 김기덕 방에 갔다가 성관계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런 장면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감독 작품에 출연하려면 이 꼴을 보는구나 했다. 몸싸움을 정말 많이 했다. 겁탈하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다. 영화보다 그게 목적인거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었고 무서웠다. 결국에는 날 방에 불러 성폭행했다. 어려서 그만두는 것도 몰랐다. 이런 관계가 유지돼야 다음 작품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번 당하니까 계속하려고 하고"라며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김기덕이 PD수첩에게 보낸 문자를 본 C는 "김기덕 감독이 날 성폭행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했고, 그걸 내게 자랑처럼 얘기했다. 그런데 그렇게 얘기하면..."이라며 어이없어했다.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인  조재현 역시 C를 성폭행했다.

C는 "조재현이 끊임없이 방으로 들어오려 했고 들어와서 다짜고짜 키스하더라. 결혼도 하고 촬영 중인데 왜 이러냐 했더니 좋아서 그런다고, 원래 이렇게 잘 지내는 거라고 말했다. 노크 자체가 공포스러웠다. 결국 방에 들어와서 강압적으로 성폭행했다. 조재현이 TV에 나와서 승승장구하는 걸 보면서 너무 역겹고 무서웠다. 그 당시에 뛰쳐나오지 못한 게 실수였다는 죄책감이 든다. 지금도 내가 잘못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은 조재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조재현은 전화통화에서 "처음에 돌았던 이야기는 80%가 잘못됐다. 어떤 것은 축소된 것도 있었다. 피해자가 축소하고 싶었겠죠"라고 했다. 다음날 조재현은 제작진을 만나지 않았다. 그는 "조사가 들어가면 그때 말씀을 드릴 부분인 것 같다. 굉장히 패닉 상태다. 죄인이 아니라는 게 아니다. 죄인이고 사과문 그대로 맞는데 너무나 사실과 다른 것들, 왜곡해서 들려오는 것들이 많다"고 해명했다.

PD수첩'은 "미투 운동이 전개되면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것도 많아지고 있다. 미투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며 마무리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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