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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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김설진, '댄싱9' 갓설진이 '흑기사' 승구가 되기까지

기사입력 2018.02.24 14:15 / 기사수정 2018.02.24 14:10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댄싱9'의 '갓설진', '설진선생님'을 기억하던 이들은 '흑기사'에서 바가지머리를 하고 서지혜와 투닥거리는 승구를 보고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선생님이 왜 거기서 나와?" 김설진은 환하게 웃으며 답한다. "보셨네요~"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에서 샤론 양장점에서 일하는 직원 승구를 맡아 드라마 데뷔를 화려하게 마친 배우 겸 댄서 김설진을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우리에겐 배우 김설진의 모습이 생소하고 신기했지만, 정작 김설진은 댄서와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을 이용해 새로운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한다는 큰 맥락은 같기 때문이다. 배우를 시작하게 된 것도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어서라고.

"공연같은 경우는 연출을 하는 경우가 많고, 배우로서는 큰 연출보다는 개인적인 디테일을 준비해야하는 게 많더라. '사람'이 궁금해서 춤도 추고, 연기도 한다. 그레서 크게 이질적이거나 다르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배우를 하게 된 것도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하고 싶어서 하게 된 것이다"

김설진이 연기한 승구는 바가지머리에 꼬까옷을 하고 춤을 추듯이 움직이며 아이같은 말투를 썼다. 그의 과거에 대해 자세히 풀린 것이 없었고, 사람들은 승구를 샤론(서지혜 분)이나 백희(장미희)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대본에도 승구가 꼬까 정장에 바가지 머리를 한, 나이를 알 수 없고 사람인지도 알 수 없는 정체가 모호한 존재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승구를 두고 입체적으로 생각을 했다. 샤론 양장점에서 가장 오래 일한 직원이자, 가장 젊은 직원이었다. 다른 직원들은 다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다. 샤론이 늙지 않는다는 걸 눈치채기 전에 죽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구도 많은 직원의 죽음을 목격했고, 죽음에 대해 굉장히 익숙할 거라 생각했다. 또 극중 샤론의 성격을 받아주는 걸 보고 승구에게 샤론밖에 친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승구를 성숙하지 않은 아이처럼 표현하려 했다. 그래서 늘 들떠 있는 상태고, 특히 샤론 옆에 있을 때는 더 흥분되고 떠있는 상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아이라면 남녀의 정체성도 모호할 거라 생각해서, 샤론을 여성으로 좋아하는게 아닌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어린아이같은 인물이라 여겼다."

처음 김설진과 승구를 만나게 해 준건 바로 '흑기사'의 한상우 PD. 그는 장미희 다음으로 캐스팅 된 '흑기사'의 초석이었다.

"처음에 감독님이 연락이 오셔서, KBS 별관에서 만났다. '흑기사' 대본을 하나 주고 읽어보라고 하셨다. 승구 역할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그 자리에서 20분 동안 연습하고 보여줬더니 바로 작품 이야기를 하셨다. 당시 샤론은 캐스팅 전이었고, 장미희 선생님만 캐스팅 되어 있었다. 사실 '흑기사'는 처음 예정된 것 보다 좀 늦게 시작된 작품이다. 촬영때가 다 되어도 연락이 없길래 안됐나보구나 하면서도, 6부까지 나온 대본을 계속 연습했다. 그러다 촬영을 하게 됐다. 정말 감사한 기회였다."

한상우 감독인 연기 경력도 별로 없는 김설진을 먼저 승구 역으로 점찍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설진은 "감독님이 내게 원하신건 샤론의 메타포 역할이었다"라며 "그래서 내 대사는 많이 없어도, 샤론의 대사까지 모두 외우다시피했다. 샤론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알아야 내가 반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안에서도 샤론의 감정이 승구의 몸짓과 춤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승구의 샤론의 케미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샤론은 승구앞에서 유일하게 풀어졌고, 승구는 그런 샤론을 놀리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악역이었던 샤론의 캐릭터가 가벼워지며 호불호가 갈리는 평을 듣기도 했다.

"샤론이 풀어질 수 있는 상대가 승구밖에 없었다. 샤론을 혼낼 수 있는 사람은 백희지만, 샤론한테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사람은 승구였다. 승구에게 샤론은 250년을 살았다는게 중요한 게 아닌, 가장 친한 친구고 사장님이었다. 샤론도 승구 앞에서 파자마 입고 돌아다니고, 뒹굴거릴 수 있었고. 승구는 그런 걸 보고 샤론의 모습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앞뒤 재는 거 없이 모든 걸 다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래서 풀어진 것 같다."

그래서 극중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서지혜는 김설진에게 고마운 선배 배우다. 카메라 연기가 익숙하지 않은 김설진이었기에, 많은 걸 물어봤고 그때마다 친절하게 답해줬다는 것. 

"처음부터 서지혜 씨한테 부탁을 했다.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카메라 워킹이나 촬영 노하우 등을 너무 친절하게 잘 알려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대본을 보면서 내가 상상한 샤론의 반응에 맞춰 내 리액션을 준비해갔다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서지혜씨가 보여주는 샤론에 맞게 반응하게 되더라. 그런 변화 과정이 재미있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케이문에프엔디, KBS 2TV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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