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2018년 또 한번의 성장을 다짐했다. 지난해의 번민은 올 시즌에 대한 자극 혹은 자신감이 됐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1차 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떠났다.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기술 연마와 전술 훈련을 하는 두산은 이후 2월 23일 귀국, 다음날 휴식을 취한 뒤 2월 25일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미 많은 주축 선수들이 조기 출국을 한 상태였으나 박건우는 자신이 정한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본진 합류를 택했다. 박건우는 "먼저 가서 따뜻한 나라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도 준비 잘했다"며 자신감을 보이며 "작년과 재작년 비시즌에는 웨이트를 많이 하면서 몸이 조금은 무뎌졌었던 것 같다. 올해는 스피드 위주로 훈련했고, 잘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박건우는 시즌 초반 극악의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이를 이겨내고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이 끝났을 때는 131경기 177안타 20홈런 78타점 91득점 타율 3할6푼6리라는 호성적을 받아들었다. 또한 도루도 20개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2016년보다 1경기 덜 출전한 박건우지만 안타, 타율 등 여러 지표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초반 아쉬움이 있기에 더 놀랍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 슬럼프를 겪고, 또 극복하면서 "멘탈적으로 강해질 수 있었다. 못해도 '나도 언젠가는 이겨낼 수 있구나', '계속 내리막만 있진 않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스스로 더 견고해지는 법을 배운 박건우의 올 시즌 목표는 "초반부터 잘하는 것". 스프링캠프 출국 전 만난 박건우는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잘하려고 한다. 훈련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비시즌 동안 많이 준비 해왔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캠프에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수치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작년이나 재작년 만큼만 하고 싶다"면서 "20-20을 했다고 해서 부담이 있지도 않다. 솔직히 20-20이 하고 싶었던 기록이지만 생각해보면 중요한 기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태해졌다는 게 아니라,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그냥 '3할을 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유력한 후보였지만 불발된 데에 대해서도 덤덤했다. 오히려 자극을 받는 경험으로 삼았다. 박건우는 "좋은 계기가 됐다. 큰 자리에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진심이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대단한 선수들이 모인 자리였다. 잘 준비해서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여러 선수들의 이탈로 작년보다는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두산이다. 박건우에게 '비중이 커졌다'고 하자 그는 "내 비중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현수 형이나 (민)병헌이 형이 빠져서 큰 틀이 무너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다같이 믿고 하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나보다 다른 형들이 더 부담이지 않을까. 나는 하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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