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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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확인한 남자 핸드볼, '신화는 계속 된다'

기사입력 2009.01.30 00:53 / 기사수정 2009.01.30 00:53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최태섭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2009 IHF(국제핸드볼연맹) 남자 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29일 밤(한국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대회 11-12위 순위결정전에서 마케도니아에 31-32(14-14, 17-18)로 아쉽게 1점 차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종합 전적 3승 6패를 기록하며, 출전국 24개국 가운데 12위에 올랐다.

당초, 한국은 윤경신(두산), 백원철(일본 다이도스틸), 정수영(코로사) 등 간판 선수들이 모두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신진급 선수를 위주로 대회에 파견, 큰 기대를 걸지 않았었다. '세대 교체'라는 명목 하에 '국제 경험을 쌓고 한 수 배우고 오는 기회로 삼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핸드볼협회 관계자들조차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할 만큼 남자 핸드볼팀에 비관적으로 바라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평균 연령 25.6세의 젊은 팀으로 탈바꿈한 한국은 패기를 앞세워 강팀들 앞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모습으로 거의 모든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세계 핸드볼계의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속공에 이은 정확한 공격, '전광석화'같은 시원한 중거리슛, 투지넘치는 악착같은 수비는 전 세계 핸드볼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조별 예선에서 한국에 패했던 스페인은 협회 차원에서 한국과 교류하겠다는 제의까지 해 왔다.

특히 매 경기마다 선수들 내부에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가 이어졌고, 이런 분위기 자체가 경기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큰 영향을 주면서 탄탄한 조직력으로 경기를 주도해 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주전-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가 골고루 활약한 데에는 바로 긍정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끈끈한 팀워크를 다진 것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역할도 충실히 이뤄져 좋은 성적을 내는데 일조했다. 유일한 해외파인 이재우(일본 다이도스틸)를 비롯해 정의경, 박중규, 오윤석(이상 두산), 김태완(하나은행)은 그동안 선배 주전급 선수들에 가려져 있던 한을 풀듯 자신의 몫을 100% 이상 해내면서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심재복(한국체대), 이은호(경희대) 등 최태섭 감독이 주니어 국가대표 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봤던 젊은 선수들 역시 첫 세계 대회에서 합격점을 받으며 대표팀의 중심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대표팀 최고령 선수인 골키퍼 강일구(인천도시개발공사)와 박찬영(두산)은 뛰어난 반사신경과 활발한 몸놀림을 앞세워 잇따라 신들린 선방을 보여 '대표팀의 숨은 공로자'로서 역할을 다 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경험 부족'으로 후반전에 역전을 허용해 패한 경기가 많았다는 부분이다.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을 비롯해 헝가리, 마케도니아전까지 모두 경기 종료 1분에 승부가 갈려 1점 차로 패했고, 슬로바키아, 프랑스전에서도 전반에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후반 체력 저하로 잇따라 점수를 허용해 패했다. 앞으로 다양한 국제 경기 경험을 쌓으며 체력적인 부분을 더욱 키워나가면 세계 정상권 실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케도니아와 최종전을 가진 뒤, 최태섭 감독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많은 것을 배웠고 경험했다"면서 "다음 세계선수권에서는 더 많이 준비해 더욱 나아진 플레이를 보이겠다"며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 남자 핸드볼. 세계 핸드볼계의 다크호스를 넘어서 진정한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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