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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브라이언 오서와 김연아, 4대륙 어떻게 준비할까?

기사입력 2009.01.29 09:31 / 기사수정 2009.01.29 09:3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전 국민을 흥분시켰던 그랑프리 파이널대회가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피겨 여왕' 김연아(19, 군포 수리고)는 짧은 휴식기를 마치고 난 뒤, 4대륙 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막바지 훈련에 임하고 있는 김연아는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일 밴쿠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김연아의 연습 방법은 늘 꾸준하고 일관적입니다. 지난번 대회보다 더욱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프로그램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심적인 부담감이 컸던 그랑프리 파이널보다 이번 4대륙대회는 다소 홀가분한 기분으로 참가할 것입니다.

피겨스케이팅은 매우 희열 적이며 아름다운 스포츠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매정하기 그지없는 종목이기도 하죠.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 연습을 해도 실전 경기가 치러지는 4분 동안 실수가 나타나면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실전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연습이 이루어지는 웜업시간은 너무나 중요한 순간입니다. 여기서 확실하게 점프 감각을 점검하고 자신감을 얻는 것이 실전경기에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이죠.

이렇게 피겨스케이팅은 섬세하고 세세한 부분 등이 승패의 열쇠로 이어지게 됩니다. 전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스케이터인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19, 일본)의 경쟁도 결국, 실수를 덜하는 쪽이 이긴다는 정설은 오래되었습니다.



 

김연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겠지만 코치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사다 마오가 '올림픽 금메달 제조기'이자 '세계 피겨스케이팅 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로 불리는 타티아나 타라소바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면 김연아는 '미스터 트리플 악셀'로 명성을 떨친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코치와 선수들과의 궁합은 경기력에서도 나타나지만 인간적인 관계에서도 드러납니다. 많은 피겨 팬들이 브라이언 오서에게 환호의 지지를 보내는 것은 김연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수들을 일방적이고 강력하게 이끄는 타라소바에 비해 오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온정'을 다해 김연아를 이끌고 있습니다. 기술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김연아는 상대방을 존중해주면서 부드럽게 이끄는 오서가 잘 맞는다고 많은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박쥐', '미스 사이공', 그리고 이번 시즌의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를 완성시킨 오서의 업적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들을 완성시킨 1등 공신은 김연아의 또 다른 스승인 데이비드 윌슨이지요. 김연아와 오서코치, 그리고 윌슨과 '평생 코치'인 어머니 박미희 씨와의 조합은 피겨 팬들에게 '드림팀'이란 명칭을 안겨주었습니다.

김연아의 올시즌 프로그램은 지난 시즌과 비슷해 보이지만 난이도는 다소 올라간 상태입니다. 특히, 현란하고 정교한 안무의 구성은 현존하는 여자 싱글 프로그램 중 단연 최고입니다.

스텝과 스파이럴 시퀀스, 그리고 스핀 등도 최고의 레벨을 받고 있죠. 이러한 가운데에서 오서와 김연아는 트리플 룹에 대한 대안을 연마해 왔습니다. 그 결과물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나타났죠. 이나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로 김연아는 트리플 룹으로 받을 수 있는 기본점수(5.00)를 넘어섰습니다. 더블 악셀 점프의 기본 점수인 3.50에 가산점 1.80을 받아 5.30을 기록한 오서 코치의 선택은 나름대로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만을 고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룹의 성공률과 프로그램과의 조합이 잘 이루어진다면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 트리플 룹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서 코치는 현역 시절, 가장 완벽한 트리플 악셀을 구사해 '미스터 트리플 악셀'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김연아의 정확한 점프를 가장 인정해주고 올바르게 유지해 준 것도 오서 코치였습니다. 점프와 관련된 오서 코치의 지도방식을 알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달 고려대 아이스링크에서 있었던 국내 꿈나무들을 위한 클리닉에서 많은 피겨 유망주들은 오서코치가 가르쳐준 점프가 이루어지기 전의 동작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밝혔습니다. 점프에 대한 지도 방식과 체계는 국내에서도 일가견이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오서 코치가 가르쳐준 특별한 노하우는 처음 배우는 것이라고 많은 유망주가 답변했습니다. 특히, 점프 도약 전에 이루어지는 동작은 처음 배우는 것이라고 말이죠.

상체를 반듯하게 세운 채, 움직임을 극도로 줄이고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점프는 완성도 어렵지만 유지해나가는 것도 매우 힘든 일입니다. 지속적인 점프 관리와 체계적인 지도방식으로 김연아는 가장 많은 가산점을 뽑아내는 점프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이내믹하고 기술과 표현력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김연아의 프로그램은 오서 코치의 역량이 담겨져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김연아와 오서 코치의 조합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타라소바와 오서는 모두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가장 아끼는 제자들과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두 지도자의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지요. 이 두 지도자를 둘러싼 수많은 평가와 비교는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지도자가 제대로 된 평가를 얻으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경쟁도 중요하겠지만 두 코치가 완성해낸 프로그램도 평가의 지표가 될 것입니다.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과 전율을 안겨주고 저절로 박수를 나오게 하는 프로그램. 이것이 궁극적으로 피겨를 하는 이들이 완성해야 될 과제입니다.

[사진 = 브라이언 오서, 김연아 (C) 강운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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