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19 11:00 / 기사수정 2009.01.19 11:00
포수.. 사전에 나와 있는 포수의 정의는 이렇다. “홈플레이트(home plate) 뒤쪽에 자리 잡은 야수. 자기 팀 투수의 투구를 받고 홈플레이트를 지킨다. 다른 야수들에 비해 마스크, 미트(mitt), 가슴 보호대, 정강이 보호대, 낭심 보호대 등 많은 보호 장비를 갖추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영어로는 캐처(catcher)라고 한다.” 하지만 사전에 나와 있는 정의로만 포수라는 포지션을 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포수에 대한 사람들의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필자가 뛰고 있는 사회인 야구팀에서 회원이 들어오면 감독이 “포수감이다. 포수 시키면 되겠다.”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어느 회원이고 간에 포수 시킨다는 말에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사람이 없다. 포수는 재미도 없고, 마스크를 쓰고 쪼그려 앉아 있어 힘들며 멋도 없다고 말한다.
포수가 힘든 포지션임에는 틀림이 없다.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아서 투수의 공을 모두 받아야 하는 고충은 이로 말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멋없고 재미없다는 것은 포수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다.
포수는 누구나 쉽게 소화해 낼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먼저 포수는 머리가 좋아야 한다. 필드위의 9명의 선수 중 포수는 야수들과 마주보고 있는 유일한 수비수이다. 때문에 포수의 손짓 하나에 모든 야수들은 수비 위치를 변경한다.
포수가 수비 위치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9명의 상대 팀 타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상대 타자의 타격자세와 컨디션 등을 파악하고 기억해야 한다. 더불어 타자의 약점을 모두 기억해 투수에게 공의 구질과 코스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한 번 언급했듯이 포수는 매우 힘든 포지션이다. 때문에 머리가 좋은 것 이상으로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야 한다. 심지어 필자의 팀에서 포수에게는 타격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곤 한다. 장시간 쪼그려 앉아 있기 때문에 하체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포수를 흔히 안방마님이라고 부른다. 야구 경기를 할 때, 팀의 모든 것을 조율하고 감독의 작전과 뜻을 야수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포수의 능력에 달렸다. 더불어 투수가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하느냐 마느냐는 포수의 리드와 능력에 달려 있다. 포수가 변화구를 놓치고 요구하는 공이 계속해서 안타를 맞는다면 투수가 던질 공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힘들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데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하는 포지션이 포수다. 하지만 포수가 된다는 것은 팀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 즉 리더십이 있다는 것이며 머리가 좋고 센스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이 사회인 야구팀에서 포수를 맡았다면, 혹은 포수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팀의 리더, 혹은 차기 리더로써의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시 말해 당신의 운동신경과 센스, 리더십을 다른 8명의 선수들과 감독이 믿는단 이야기다. 포수는 절대 멋없고 재미없는 포지션이 아니다.
마스크를 쓰고 선수들과 눈빛을 교환하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아웃카운트를 하나 늘렸을 때의 쾌감은 포수만의 전유물이다. 선택된 사람만이 해 낼 수 있는 포지션인 포수. 팀의 숨겨진 에이스 포수. 이것이 포수의 진정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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