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4.24 09:58 / 기사수정 2005.04.24 09:58
23일 부천 홈구장에서 벌어진 부천 SK와 광주 상무의 경기는 총 4골이 쏟아진 골 세례에도 불구하고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물오른 부천SK, 홈에서 광주 불사조를 만나다
"만년 꼴찌"라는 오명이 붙어다니던 부천 SK는 컵대회 초반 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최근 물이 올랐다고 볼 수 있는 클럽이다. 수원삼성이나 서울FC처럼 거대한 자금으로 꾸려지는 클럽이 아니라는 단점에 선수층이 옅은데, 이는 후술하는 광주 불사조도 안고 있는 취약점이다.
광주 불사조는 현재 중위권(8위)에 랭크되어 있으면서, 올해 컵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각 팀의 주전 - 심재원(부산), 박요셉(서울), 박용호(서울), 정경호(울산) 등의 선수들은 각급 대표선수를 거친 선수들이다. - 들이 모여 있어 어떤 팀에게도 호락호락하게 패배하는 클럽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4골이나 터진 전반전
전반전에 4골이나 터지면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반 1분 30초경, 부천 SK가 좌측에서 얻은 프리킥을 문전으로 크로싱했고, 문전으로 달려들던 이리네(브라질, FW, 29세)가 오른발로 갖다대면서 광주 골문을 열어제겼다. 1:0으로 부천이 앞서나가게 되었다.
초반부터 부천 SK의 세트플레이에 무기력하게 1골을 헌납했던 광주 불사조도 기본 포메이션이었던 4-4-2를 공격적인 포메이션인 3-4-3으로 변경하면서 뜨거운 공방이 시작되었다. - 참고로 부천 SK의 포메이션은 3-4-3이었다. -
전반 15분경에도 부천은 상대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이하는 등, 홈팀으로써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무위로 그치게 되었다. 광주 불사조의 끈끈함이 전반전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분 이후부터다. 성남 일화시절부터 필자가 눈여겨 봤던 김용희(DL, 原 부산 아이파크 소속, 28세) 선수의 원맨쇼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2분경, 골아웃된 볼을 코너킥 하기 위해 키커로 나선 김용희 선수의 크로싱이 상대 수비에 걸려 좌측으로 처리한 볼이 다시 김용희 선수에게 연결되었고, 김용희 선수가 페인트 모션(상대를 속이는 동작, 김용희 선수는 패스 혹은 크로싱으로 연결시킬듯이 교란시켰다)으로 슛타이밍을 벌었고, 그대로 In-Front(엄지발가락이 축이 되어 안쪽으로 휘어지게 차는 기술) Kick으로 홈팀의 골망을 열어제꼈다.
점수는 1:1. 광주는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게 된다. 하지만 최근 저력을 보이고 있는 부천 SK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광주의 동점골이 터진 바로 3분 뒤인 25분경, 좌측에서 문전으로 찔러준 크로싱을 광주 정유석 골키퍼가 처리하기 전에 고기구(FW, 26세) 선수가 달려들던 탄력으로 잘라먹는 헤딩슛을 골로 성공시키며, 2:1로 다시 부천이 앞서나가게 된다.
홈팀의 승리에 대한 염원이 잠시나마 눌렸던 광주 불사조는 한동안 부천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광주 상무 불사조의 끈끈한 저력은 대단했다. 역시 그 중심은 김용희 선수의 활약에 힘입은 결과였다.
전반 42분경, 좌측에서 동료의 패스를 이어받은 김용희 선수는 수준급의 드리블링으로 상대수비를 끌고 다니다가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파울을 얻어내게 된다.
키커로 나선 박요셉(FW, 26세) 선수가 역시 인프론트킥으로 감아찼고, 스크럼에 시야를 뺏긴 조준호 골키퍼는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골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다. 2:2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광주의 끈질김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2% 부족했던 후반전
전반전에 4골이나 터져서인지 후반전에는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종료전에 원정팀 광주에게 동점골이라는 카운터 펀치를 맞은 부천은 후반 시작부터 광주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후반 5분경, 부천 SK 좌측을 돌파하던 김영희 선수가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하자 부천의 수비수가 파울로 끊으면서,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어갔지만, 프리킥을 무위로 날리면서 2% 부족한 후반전의 개막을 알렸다.
이후 이리네의 프리킥이나 정경호 선수의 발리슛팅, 1:1 찬스 등이 모두 골결정력 부재와 수비 및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홈팀 부천 SK에게는 다소 아쉬운 무승부를 낳게 된다.
전반 1분만에 이리네의 선취골이 터진 뒤, 아연실색한 모습이 역력한 광주 수비
이리네가 부천 SK 동료들과 즐거워하고 있다
소수의 부천 SK 서포터즈들도 같이 흥겨워하고 있다
김용희 선수가 코너킥을 차는 모습
인프론트킥이 조준호 골키퍼의 손을 피해 골망으로 빨려들어갔다
열악한 광주 불사조 서포터즈의 모습에서 오히려 패기가 느껴졌다
프로데뷔 첫골을 장식한 고기구 선수가 포효하고 있다
"첫 골 축하한다" 동료선수들도 환호해 주고 있다
"우린 3분이면 OK" 잠깐(?) 썰렁했지만 역전골에 다시 힘을 내는 부천 서포터즈
볼을 차는 박요셉 선수 옆에 파울을 얻어낸 김용희 선수의 자세가 이채롭다
요즘 물오른 박요셉 선수의 골결정력에 언론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이날 김용희 선수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여기야! 여기" 이기영 주심이 프리킥 장소를 일러주고 있다
"싸우지 마라!" 광주 수비수의 파울로 부천이 프리킥을 얻었다
"넣을 수 있었는데"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정경호 선수가 수비에 막혀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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