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11:36
스포츠

'WBC 불참선언' 박찬호, "국가대표 은퇴하겠다"

기사입력 2009.01.13 15:07 / 기사수정 2009.01.13 15:07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박찬호(36, 필라델피아)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선언했다.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찬호는 WBC 불참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고민했던 시간들에 대한 술회의 자리. 약 3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찬호는 국가대표 은퇴, 필라델피아 팀에서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 그리고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자신감이 없다"

"고민하고 심사숙고 한 끝에 기자회견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며 입을 연 박찬호는 WBC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단도직입적으로 밝혔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올시즌 1년 계약을 하게 되면 참가가 어려울 것이고, 2년 계약을 하게 되면 여유가 생겨 국가대항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 간단히 설명했다.

김인식 감독의 요청을 받았던 박찬호는 "아시아 예선 때 도와달라는 부탁을 듣고, 신체검사 차 필라델피아에 가서 구단상의 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단장을 만나 이야기했는데, 출전하든 안하든 지원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출전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고 '선발을 맡아도 그만 구원을 맡아도 그만' 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았다" 고 말했다. 이어 "구원투수로서 검증된 선수로 영입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는 의견을 말한 뒤, "WBC에 굳이 출전해야겠느냐는 생각이 들었고, 출전하게 되면 선발 경쟁에서 뒤쳐지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WBC 출전에 대해서 박찬호는 "자신감이 없다" 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WBC와 시즌을 둘 다 잘하는 게 욕심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는 고국선수와의 만남이 흥미로웠는데, 이번에는 다른 감정이 생긴다. WBC와 시즌에서 모두 이득을 얻는 데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상황이 안 좋을 때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는 의견을 밝힌 그는 "김인식 감독님과 국민들께 미안하다' 고 말했다.

"앞으로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할 수 없다" 며 은퇴 의사를 밝힌 박찬호는 다시 한번 "자신감이 없다" 고 말했다. 연이어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서 그는 "팬들의 글을 읽고 힘을 얻었으나 고민 끝에 자신감이 없다고 판단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선발투수가 되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지만, 안돼도 투수로서 한 시즌을 보내겠다. 희망했던 분들에게 사과한다" 고 말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눈물이 나오네요"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박찬호는 "입단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로메로(좌완투수 J.C 로메로)의 약물복용 사건 때문에 취소됐다. 팀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었다" 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감정에 북받친 그는 잠시 자리를 벗어나 눈물을 닦아냈다.

이후 박찬호는 지급받은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계속 기자회견에 임했다. 등과 왼팔에 61번이 새겨진 줄무늬 유니폼, 그리고 빨간색 언더셔츠와 모자까지 입은 채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 박찬호는 "두산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것이다. 내일부터 2월 초까지 훈련한다. 한국 팀과의 훈련이라 추억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한 뒤 "김경문 감독님의 배려였다" 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찬호는 "공문으로 발표하려 했는데 많이 고민했다.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한다" 고 답했다. 이어 "국내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처음인데 좋은 것 같다" 고 홀가분한 심정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기자들의 몇 가지 질문에 답한 뒤, 박찬호는 "유니폼에 태극마크는 달려있지 않지만,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 가진 목표(국민들 성원에 보답)는 지금까지도 변함없다" 고 말했다. "국가대표 은퇴라는 사실이 아프네요"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박찬호는 취재진의 박수를 받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 =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 ⓒ 박종규 기자] 



박종규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