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상이란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NC 다이노스 박민우는 누군가에게 필요했던 6표보다, 자신이 뛰었던 지난 경기들에 미련이 남았다.
박민우는 지난 13일 열린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2루수 부문에서 총 투표수 357표 중 134표를 받 2위에 올랐다. 수상자 안치홍(140표)과의 표 차이는 단 6표에 불과했다. 역대 골든글러브를 통틀어 3번째로 적은 차이. 안치홍과 박민우 모두 좋은 활약을 보였기에 격전지로 꼽혔던 부문이었고, 예상대로 간발의 차에 수상자가 갈렸다.
박민우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운 이번 시상식이다. 지난 4일 왼 발목 수술을 받은 박민우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민우는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재작년부터 계속 갔었는데, 못 받더라도 시상식은 재밌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깁스를 한 탓에 옷을 갖춰입기도 어렵고, 불편한 다리로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는 것도 무리라는 판단에 불참을 결정했다.
수상에 대한 기대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시상식이 열리던 시간에도 운동을 하고 있었고, '아쉽다', '내년에 받자' 등 지인들의 위로 연락이 오자 결과가 발표됐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아쉬운 6표보다 자신의 이름에 던져진 134표에 주목했다. 박민우는 "표 차가 얼마 안 났다고 들어서 많이 뽑아주셨구나 생각했다. 잘해서 인정 받았다는 마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받을거라 생각을 전혀 안 했기 때문에 아쉬운 것은 전혀 없었다. 나보다 주변에서 더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2015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5표를 받았던 박민우는 지난해 71표를, 올해 134표를 획득하며 매년 두 배씩 투표 수를 끌어모았다. 골든글러브 투표의 수치를 절대화할 수는 없지만, 불어나는 숫자 만큼 박민우가 매년 성장을 거듭했음은 분명했다. 박민우 역시 "스스로 만족은 못하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기록들이 좋아 그런 면에서는 뿌듯하다"고 밝혔다.
올 시즌 박민우는 106경기에 나와 141안타 3홈런 47타점 84득점 타율 3할6푼3리(3위)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4푼1리(2위)로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격과 함께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음은 물론이다. 포스트시즌에도 상대팀들의 '경계 대상 1호'다운 맹활약을 펼쳤고, 시즌 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발탁돼 '베스트9'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민우에게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는 "햄스트링이 아파서 경기 도 많이 빠졌고, 도루도 많이 못했다. 시즌 끝나고 APBC에 나가서는 일본에게 지면서 아쉬움만 남았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박민우에게는 경험이 됐다. 박민우는 "아프면 나한테도, 팀에도 마이너스라는 걸 깨달았다"면서 "매년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현재 상체 위주로 운동을 하고 있는 박민우는 다음주 진료를 받고, 깁스를 풀게 되면 웨이트 트레이닝과 함께 본격적인 재활에 나설 예정이다.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박민우인 만큼, 또 한번 성장할 그를 향한 기대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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