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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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이승엽과 '은퇴선수' 이승엽, 오버랩의 시간

기사입력 2017.12.12 06:30 / 기사수정 2017.12.12 06:19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이 조금 더 품고 있었던 '선수'라는 수식어를 정말 내려 놓는다. 이제 그 앞에 '은퇴'가 붙는다. 같은 '선수'이지만, 의미도 역할도 다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은 10월 3일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은퇴식이 열리기도 했던 그 날이 이승엽이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날이었다. 시즌을 마친 후에는 각종 시상식에서 '공로상'과 '특별상' 등을 받느라 숨을 돌릴 틈이 없었다. 여전히 '선수' 이승엽은 바빴다. 그러나 이제 시상식 일정도 끝이 보인다. 13일 열리는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이승엽의 '삼성 라이온즈 소속' 마지막 행사다.

11일 열린 '2017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후 이승엽은 "2017년에 받는 마지막 상이 될 것 같다. 이 자리를 통해 인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23년간 열심히 뛰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야구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면서 "지금보다 한국프로야구가 더 발전되고, 최고의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퇴한 선수로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라면 1년을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을 위해 한창 개인 훈련을 할 시기. 하지만 이제 이승엽에게 '시즌 준비'는 남의 이야기가 됐다. 이승엽에게 은퇴 후 좋은 점을 묻자 그는 "좋은 게 없다. 평소 같았으면 운동을 해야 할 땐데, 운동을 하지 않으니 몸이 늙어가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은퇴가 실감나는 부분은 또 있다. 이승엽은 선수 시절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개인 SNS를 시작했다. 친근한 해시태그와 후배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유머감각까지, '전설' 이승엽이 한층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승엽은 자신의 사진에 댓글을 단 구자욱을 향해 "인스타(그램) 할 시간에 스윙해라. 난 은퇴해서 하는거다"라고 여유를 보여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승엽은 "선수 때는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제는 욕을 먹어도 내가 먹는 것이니 조금은 편하게 하고 있다"고 웃으며 "근황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지나치지 않는다면 계속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리고 이제 이승엽은 '은퇴선수'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 첫 발이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재단 설립이다. 재단 설립은 이승엽이 오래 전부터 그려왔던 그림이다. 2015년 FA 계약 당시 이승엽은 꿈나무 야구선수 육성을 위한 재단 설립을 위해 계약금 가운데 3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출항은 내년이다. 이승엽은 "간소하게 출발하려고 한다. 이제 시작 단계이고, 어쩌면 시작도 안한 단계일 수도 있다. 1월 중순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확정은 아니다. 많은 분들께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재단을 통해 야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 야구 용품을 지원하거나 야구 캠프, 야구 교실 등을 열 계획. 이승엽은 "나도 어렸을 때 코치님들의 펑고를 받았던 그 때 추억이 기억에 남는다. 선수 때는 이런 일들을 하고 싶어도 안된다"면서 "아이들이 나를 좋아할 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면 해보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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