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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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프리즘] '더유닛', 일단 재미가 있어야 볼텐데

기사입력 2017.10.29 15:39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절실함이나 진정성, 간절한 꿈은 좋은 단어다. 감동적이기도 하다. '더 유닛'은 좋고 감동적인 단어만 나열된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다.

28일 첫 방송된 KBS 2TV '더 유닛'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화려한 심사위원과 유키스 준, 스피카 양지원, 빅스타, 라붐, 브레이브걸스, 에이스, 에이프릴 출신 이현주, 티아라 출신 한아름 등 대중들에게 익숙한 전현직 아이돌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심사위원 역할을 하는 선배들은 실력보다도 진정성, 절실함을 강조했다. 아이돌로 데뷔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비, 벼랑 끝에서 두 번째 기회를 맞아 만개한 황치열, 아이돌 대선배 태민과 현아 등은 신인 시절을 생각하며 애정 어린 눈빛으로 참가자를 맞이했다. 독설이나 냉정한 평가보다는 탈락한 참가자에게도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특히 아이돌로 데뷔하는 것만큼 성공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현직 아이돌들이 오랜 공백기간 동안 어떤 절망감을 느끼는지, 이름이 이미 알려진 아이돌이 왜 '더 유닛'에 나오는지 등 개개인의 스토리를 통해 시청자를 설득하려 했다. 양지원이 쉬는 동안 녹즙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이야기는 놀라움을 선사함과 동시에 아이돌의 고충이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었다.

이런 식의 인정에 호소하는 스토리의 나열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인간극장'이나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작법이다. '더 유닛' 측은 '전현직 아이돌 전체를 대상으로 그들의 가치와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대한민국 대표 유닛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더 유닛'은 시청자의 투표로 참가자들의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보고 관심을 가져야만 의미가 있다.

그러나 '더 유닛'은 '지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시청층이 될 10대, 20대들의 감성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자막과 긴장감 없는 연출, 참가자들의 완벽하지 않은 무대 등이 주된 비판의 대상이다.

재미가 없으면 사람들은 보지 않고,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더 유닛'의 의미는 퇴색된다. 무대가 간절한 전현직 아이돌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선한 의도에 도취해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자아를 잊은 것은 아닐까. 그들에게 진짜 선의를 베풀고 싶다면 기회의 질을 높이는 게 먼저 아닐까. 일단 재미가 있어야 본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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