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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②] 윤계상 "첫 악역, 노하우 맘껏 풀어내고 싶었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7.10.03 06:35 / 기사수정 2017.10.03 00:3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윤계상이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로 첫 악역에 도전했다. "정말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연기를 시작한 후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로 맞이한 작품이었다.

3일 개봉한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윤계상은 극 중에서 돈 앞에 자비 없는 악랄한 조직보스 장첸 역을 맡았다. '범죄도시' 속에서는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만났던 윤계상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이 펼쳐진다.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운을 뗀 윤계상은 "이야기가 어디서 본 듯한 내용 같으면서도 어렵지 않았어요. 아주 깔끔하게 이야기 전개가 되고, 악역이 갖고 있는 아우라가 굉장히 셌죠. (장첸을 보고는) 정말 무서운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어떻게 이런 무서운 놈이 있을 수 있지?' 보자마자 끌렸어요. 하고 싶다고, 고민 안하고 바로 결정했죠"라고 얘기했다.

평소 악역에 대한 목마름은 늘 있었다. "정말 정말 하고 싶었는데 시나리오가 잘 안 들어왔어요"라고 멋쩍게 미소를 보인 윤계상은 "강한 캐릭터가 좀 안 들어오는 것 같아요. 제가 순수하게 생겨서 그런가"라고 다시 한 번 너스레를 떨었다.

"대중예술이잖아요. (새롭게) 시도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 같아요. 또 그렇다면 그 역할에 아주 잘 맞는, 증명이 된 배우를 쓰는 게 맞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과정은, 정말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10년이라는 경험이 쌓였으니까 이제는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나 그런 것들을 맘껏 풀어내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감독님을 귀찮게 하고, 저와 같이 팀을 이루는 배우 분들을 매일 매일 만나서 신 회의도 많이 하고 그랬었죠."


말투에서는 연변 사투리를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두 달 동안 연습했어요"라고 말한 윤계상은 "연변 사투리가 악센트가 세요. 어떻게 조절을 할 것이냐, 수위 조절이 문제였죠. 톤이 굉장히 높고, 세게 하니까 너무 가벼워 보이더라고요. 사실 제가 나오는 신에서는 대사가 별로 없거든요. 대사가 가장 효과적으로 잘 드러나면서도 슥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비주얼적으로 '나 연기해'라고 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계속 시나리오를 펼쳐 놓고 대사를 보면서 고치자고 했죠"라고 설명했다.

헤어스타일 변화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장발로 변신을 시도했다. 머리카락을 붙이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였다.

"시나리오 상에서는 원래 짧게 머리카락을 밀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셨는데, 너무 비슷한 이미지를 또 반복하는 것 같아서 제가 장발로 제안을 드렸죠. 윤계상이라는 배우가 연기한다는 것을 다 아는데, 예상돼 있는 이미지를 또 보여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것이 외적인 변화에 좀 더 신경 쓴 계기 중 하나이기도 했다.

촬영장의 에피소드도 함께 전했다. 윤계상은 "팀을 이뤄서 악한 일을 하잖아요. 현장에 제가 나타나면 스태프들도 그렇고 저를 피하더라고요. 막 도끼질을 하고 그러니까요"라고 웃으면서 "약간 이 조직의 우두머리 느낌이 들면서, '내가 대단한 사람인가?' 좀 이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죠"라는 말로 당시를 떠올렸다. 악역으로 거친 장면을 연기한 후에는 그 모습이 계속 떠올라 꿈속에서도 잔상이 계속 남았다는 고충도 함께 토로했다.

액션 장면에서는 형사 마석도 역으로 함께 한 마동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윤계상은 "잔부상은 진짜 많았죠. 아무리 액션이 가짜라고 해도 진짜 부딪히는 것이기 때문에 넘어져도 아프고, 손목도 계속 아프더라고요. 병원에 가도 뼈는 이상 없다고 하고, 그렇게 계속 부상에 시달려요. (마)동석이 형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액션을 하다 보면 배우는 의욕이 넘치니까 합을 맞추는데도 진짜로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동석이 형은 정말 액션을 연기로서 최선을 다하는 법으로 잘 알고 계시더라고요. 많이 배웠어요"라고 덧붙였다.

'범죄도시'는 여러모로 윤계상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윤계상은 "저희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을 오디션으로 다 뽑았거든요. 저도 현장에서 다 봤었고요. 정말 준비를 많이 해 오셔서, NG도 하나도 없더라고요.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도 제게 공부가 될 것 같아요"라고 미소 지었다.

"저는 (연기)한다고 하는데, 평가가 외면 받을 때는 '제가 제 욕심을 너무 부리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라고 되짚은 윤계상은 "첫 악역이기도 하고요. '풍산개' 이후 진짜 뭔가 기운으로 부딪혀서 보이는 연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각오도 있었고요. 대중이 좋아해주신다면, 성공한 게 아닌가 싶어요"라고 '범죄도시'의 성공을 간절히 바랐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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