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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언니는' 장서희 "김순옥 작가라면 당연히 반전 있겠죠?"

기사입력 2017.09.02 10:30 / 기사수정 2017.09.02 10:26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우 장서희의 이런 모습은 처음인 듯 싶다. 누군가를 향해 서슬퍼런 복수의 칼날을 갈던 '쎈 언니' 장서희는 없었다. 

장서희는 현재 종영까지 10회 방송을 남겨두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민들레 역할을 맡아서 처음으로 '푼수' '코믹' 캐릭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 대중으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장서희에게 '연기 도전'은 쉽게 내릴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을 것. 

장서희가 이런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었는데에는 아마 김순옥 작가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장서희는 이번 '언니는 살아있다'로 김순옥 작가와 '아내의 유혹' 이후 9년만에 같은 작품으로 재회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아내의 유혹'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던 상황. 

장서희는 김순옥 작가와 '아내의 유혹' 이후에 꾸준하게 연락하고 자주 만나면서 친분을 유지해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9년동안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었다고. "작가님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작품 이야기는 아예 안했어요. 그런데 이번 '언니는 살아있다'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죠. 걱정이 많이 됐어요. 혹시 잘못되면 작가님과의 친분도 깨지는거 아닐까 싶어서요. 또 민들레라는 역할이 이제까지 제가 해보지 못했던 캐릭터이기도 했고요. 오로지 작가님과 드라마 '산부인과'를 함께 했던 PD님만 믿고 출연을 결정했죠."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캐릭터를 봤을 때 시청자분들이 낯설게 생각하실 수 있었거든요. 저와 캐릭터가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진작에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변분들도 똑같은 반응이시고요. 작가님이 사석에서의 저의 모습을 너무 잘 아세요. 그래서 작가님이 제 안의 모습을 끌어내주셨죠."

특히 '언니는 살아있다'의 출연을 확정지은 장서희에게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인어아가씨'나 '아내의 유혹'처럼 장서희가 극의 중심에서 하드캐리하는 '원톱' 주연의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장서희보다는 다른 캐릭터들이 더욱 주목을 받을 수도 있는 구조였다. 이에 장서희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톱 주인공 많이 했어요. '인어아가씨'도 그렇고, '아내의 유혹'도 제가 주로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었죠.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마음이 편했어요. 원톱은 소화해야하는 장면도 많고 부담이 정말 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시놉시스를 처음 봤을 때 마음을 비우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생들이 더 극을 이끌고 갔죠. 만약에 민들레 캐릭터를 힘을 주고 연기를 했다면 이 캐릭터가 안 살았을 것 거예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참여했어요. 그러니까 여러가지로 편했죠. 정신적으로도 편했고요."

"하지만 동생들을 보면서 미안하기도 했어요. 제가 그런 역할(복수, 센 캐릭터)을 해봤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저의 옛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특히 (오)윤아에게요. 극중 윤아가 맡은 캐릭터가 '아내의 유혹' 속 구은재 캐릭터랑 비슷해요. 그래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죠."

장서희의 말처럼 '쎈 캐릭터'하면 장서희만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가 있을까 싶을정도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원조 쎈언니'로서 후배들에게 연기 조언을 해주는 부분은 없는지 묻자 장서희는 '지적'보다는 무조건 '칭찬'을 해준다고 했다. 

"악을 쓰는 연기를 할 때 에너지 소모가 상당해요. 그래서 '으쌰으쌰' 하기 위해서 칭찬 해주고 응원을 많이 해주는 편이죠. 연기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지적은 절대 하지 않아요. 가르치려고 하지 않죠. 연기는 하는 사람의 몫이거든요. '이렇게 해보는건 어떨까' 정도의 방향제시는 해줄 수 있겠지만, 지적하고 지시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후배들 연기를 평가하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각자 정말 캐릭터에 대해 열심히 연구를 해오거든요. 그래서 격려를 많이 해주죠."

장서희는 동생들에 비해서 편하고 재밌게 촬영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보이면서도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즐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극중 구회장 역의 손창민과의 러브라인을 재밌어하면서 "어린 친구들이 멜로를 보여줘야하는데, 저희가 멜로를 담당하고 있어요. 촬영장에 저랑 구회장님(손창민)만 등장하면 그렇게들 웃으세요. 드라마 속에서 구회장님과 영화 패러디를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손창민 선배가 너무 재밌으세요. 선배 덕분에 좋은 케미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라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악역과 푼수 캐릭터, 해보니까 둘 다 너무 매력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안 해본 것을 더 해보고 싶어하잖아요. 그리고 '언니는 살아있다' 속 민들레는 푼수라도 밉상이 아니고 사랑스럽잖아요. 사실 제 나이에 이런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아요. 작품 속에서 멜로도 있고, 사이다 장면도 있고요. 그래서 촬영이 너무 즐겁고 재밌더라고요."

'언니는 살아있다'를 본 시청자라면 지금의 장서희가 '인어아가씨' 속 은아리영과, '아내의 유혹' 속 구은재를 연기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정도로 많이 내려높은 모습이다. '언니는 살아있다' 속 민들레가 그러하니, 장서희까지도 사이다 같은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옆집 언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덕분에 인간 장서희의 일상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일단 식당에 가면 무조건 서비스를 받아요. 너무 웃기다고 반응을 해주시더라고요. 호감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까 저를 바라보시는 눈빛부터가 다르더라고요. 예전에는 저를 좀 무서워하셨는데, 요즘엔 먼저 다가와주세요. 엄마랑 같이 드라마를 보는 어린 친구들도 '들레언니!'라고 불러주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가 옷 입는 스타일도 완전 달라졌어요. 민들레 역할을 하기 전에는 레이스가 달린 옷은 아예 안 입었는데, 민들레를 연기한 후부터는 이상하게 레이스가 달린 옷을 많이 사게 되더라고요.(웃음)"

50부작으로 기획된 '언니는 살아있다'가 어느새 40회까지 방송 돼 종영까지 단 10회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서희는 남은 방송의 관전포인트로 '사이다 전개'와 '반전'을 꼽았다. "관전포인트는 '사이다'예요. 지금부터는 아마 사건들이 시원시원하게 빵빵 터질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 반전이 있을 것 같고요. 아직 대본도 안 나오고, 작가님도 말씀을 안해주셔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김순옥 작가님이라면 당연히 반전이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이렇게 끝내시진 않을 것 같아요"라며 장서희 역시도 '언니는 살아있다'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SBS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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