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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대행진' 황정민, 눈물의 마지막 생방송…황족과 함께한 6894일(종합)

기사입력 2017.09.01 08:53 / 기사수정 2017.09.01 08:53

김선우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19년간 'FM대행진'을 이끌어 온 KBS 아나운서 황정민이 마지막 생방송까지 황족과 함께했다.

1일 방송된 KBS 쿨FM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는 DJ 황정민의 하차 전 마지막 생방송이 진행됐다.

이날 황정민은 "어제는 8월, 오늘은 9월이다. 평소엔 그저 숫자 정도만 바뀐다 생각했고 사실 날짜가 바뀌는 지도 몰랐다"라며 "그저 우리는 늘 출근 준비를 같이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차를 앞두고는 매일 매일 바뀌는 숫자들이 비수처럼 꽂히더라. (하차에 대한) 준비가 안됐는데 마음은 이곳인데 시간이 무심하게 앞으로만 가는구나 싶었다"라고 하차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19년, 6894일, 13788시간, 황족과 만든 시간은 이제 멈추지만 우리의 인생은 계속되니까 어디선가 또 만나 다른 숫자들을 만들어 갈 거라 생각한다"라며 "하차를 앞두곤 잠도 잘 안 오더라. 지금까지는 어디 있어도 꿇리지 않고 황족들이 뒤에 있다 생각했는데 이제 그 자리를 벗어난다 생각하니 혼자인게 무섭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황정민은 'FM대행진'의 청취자, 즉 '황족'에 대한 무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황족들과는 매일 아침을 같이 하니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다. 오늘도 평소처럼 2시간 함께 해달라"라며 "오늘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오고야 말았다. 이제는 몸이 밤을 새도 이 시간에는 살아날 정도로 'FM대행진'과 함께였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황정민의 DJ 하차를 아쉬워하는 청취자들의 문자 사연이 쏟아졌다. '매일 아침에 같이 다니면서 너무 즐거웠다. 지금 헤어지지만 지금 나오는 노래처럼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 다시 돌아와달라'라는 문자를 읽은 뒤 황정민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이어서 KBS 김원장 기자가 출연해 '황정민 타임라인 뉴스'를 전했다. 이 코너에서 황정민은 1998년 DJ 시작 당시 한 인터뷰에서 말했던 "TV에서는 뉴스 위주로 해서 내 색깔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라디오에서는 DJ의 캐릭터가 제일 중요하다. 연인 같은 느낌을 주려고 한다"라고 밝혔던 포부를 회상했다.

특히 김원장 기자는 KBS 파업 중으로 본인의 라디오 프로그램도 중단된 상태에서 황정민의 마지막 생방송을 위해 직접 스튜디오를 찾았다. 황정민은 "사실 'FM대행진'을 오래 하면서 이제 DJ는 내려놓고 다양한 방송을 하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이 시간을 너무 좋아해서 계속 했다. 방송하고 연애하듯 해야 하는데 결혼하듯 살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황정민은 "오늘은 문자를 많이 읽어 드리려고 한다. 마지막까지 함께 해달라. 다 읽고 있는데 볼 때마다 울컥한다"라며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마지막 'FM대행진'을 이끌었다.


3부에서는 과거 코너를 함께 진행했던 정재승 박사가 깜짝 등장했다. 이에 황정민은 "이건 나 뿐만 아니라 황족에게도 엄청난 서프라이즈 같다. 너무 반갑다. 그리웠다"라고 말했다. 정재승 역시 "요즘은 '알쓸신잡'으로 많이 알아봐 주시지만, 사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FM대행진'이 시작이었다"라며 "황정민이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 마음을 알지만 19년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이미 성취했다. 축하 받아야 마땅한 일이다"라고 격려했다.

4부에서는 그 동안 황정민과 'FM대행진'을 함께해온 제작진 및 안재욱, 전현무, 김수용 등 게스트들이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마지막에는 황정민의 자녀들의 메시지가 나왔다. 이에 황정민은 다시금 눈물을 쏟았고, 급기야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 눈물을 추스르고 돌아오기도 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아침에 없어도 아빠가 라디오를 틀어줘서 엄마가 옆에 있는 느낌이었다. 라디오 속 엄마의 목소리가 좋았다"라며 "그래도 라디오를 그만둬서 좋다. 그동안 같이 하고 싶었던건 등교다. 한 번도 안해봐서 하면 기쁠 거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정민은 "이제 아이들에게도 더 잘해주겠다. 황족들도 언제나 응원하겠다. 언제나 함께하는 마음일 것"이라며 울먹였다.

'황정민의 FM대행진'은 대한민국 아침방송 중 최장수의 명맥을 이어온 프로그램으로, 황정민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진행으로 청취자 '황족'으로부터 '족장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끈끈함을 과시했다.

한편 황정민은 19년 동안 자리를 지킨 'FM대행진'에서 육아 휴직을 이유로 하차한다. 후임으로는 박은영 아나운서가 낙점됐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KBS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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