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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광주①] 천만관객 태운 '택시운전사', 그 발자취를 따라 80년대를 만나다

기사입력 2017.08.30 11:02 / 기사수정 2017.08.30 11:02

강현경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강현경 인턴기자] "렛츠 고, 광주!"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1000만 관객 돌파에 이어 최근 11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서는 등 올해 최고 흥행 기록까지 경신하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여운을 그대로 간직한 채 촬영지를 찾는 관객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택시운전사'의 주요 촬영지역인 전라남도 광주, 여수, 순천 등을 중심으로 1980년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촬영지를 직접 다녀왔다.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은 앞서 공개된 영화 메이킹필름에서 "80년대 풍경을 찍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많지 않아 각 지역마다 남아있는 예스러운 공간들을 많이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등 촬영 장소 선정에 신중을 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S# 1 서울, 산부인과 병원 (광주, 서남대 남광병원)

영화 초반, 만섭(송강호 분)은 서울에 한 대학교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를 피하다 만삭의 임산부 승객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극 중 만섭은 출산이 임박한 젊은 여성과 그의 남편을 태우고 황급히 병원에 도착했으며 이 장면은 만섭이 자신의 뛰어난 운전 실력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낸 장면이기도 하다.

만섭이 승객을 태우고 병원으로 간 곳은 실제 서울이 아닌 광주 서구에 위치한 서남대 남광병원이다. 지난 1988년 개원한 이 병원은 경영난으로 현재 운영을 중단한 상태며 출입이 금지됐다.


▲ S# 2 서울, 성동카공업사 (순천, 성동카공업사)

극 중 만섭이 서울의 한 카센터에서 자동차 백미러를 고치는 장면은 현재도 영업 중인 순천의 성동카공업공사에서 촬영했다. 순천 허름한 주택가의 낡은 자동차 정비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낡은 간판과 정비소 내부는 80년대 느낌을 물씬 풍기기에 충분했다.

카센터 주인을 직접 만나봤다. 그는 영화 촬영 이후 관광객이 늘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화 '택시운전사' 때문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카센터를 찾아온다. 오늘도 많은 관광객이 왔다가 사진을 찍었다. 아들이 현재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서울 학생들은 '택시운전사' 촬영지가 순천인지 잘 모르는 것 같더라(웃음)"고 말했다.


▲ S# 3 서울, 성동카공업사 내부 (순천, 성동카공업사 창고)

이어 그는 취재진을 카센터 안쪽에 위치한 허름한 창고로 안내했다. 이곳은 극 중 만섭이 자신이 벌은 급여를 확인하며 도시락을 먹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카센터 주인은 "우리 카센터에서 촬영하기 전, 영화 섭외 팀이 미리 와서 여길 찍어 갔다. 얼마 후 촬영 문의가 들어왔고, 원래 있었던 현대식 간판을 내리고 옛날 느낌이 나는 간판을 다시 달았다. 촬영 당시 너무 시끄러웠지만 주변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잘 마칠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들고, 이번 영화로 순천이란 도시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 S# 4 서울, 초원다방 (여수, 가나다다실)

극 중 독일 공영방송 아시아 특파원 위르겐 힌츠페터(이하 피터, 토마스 크레취만)는 광주를 취재하기 앞서 서울 초원다방에서 영어에 능통한 이 기자(정진영)를 만난다. 이 곳에서 이 기자를 만난 피터는 생각보다 심각한 광주의 상황을 듣게 되고 곧바로 광주로 떠날 결심을 한다.

이 다방 역시 극 중에서 서울에 위치한 것으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로 이곳은 전남 여수시 중앙동에 위치한 다실이다. 다실 운영자는 취재진에게 시원한 음료를 내주며 반겼다. 그는 "이 곳은 생긴지 40년도 넘는 다방이다. 나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다실 운영자는 영화 촬영 비하인드스토리도 전했다. 그는 "약 일주일 동안 이곳에서 촬영을 진행한 것 같다. 그때 150여 명의 스태프가 왔다가 갔다.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당시 장훈 감독과 제작진이 한 얘기를 들었다. 제작진들은 촬영 당시 '800만 관객을 동원할 것이다'는 얘길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제작진의 예상을 뛰어넘어 1000만 관객을 동원해 나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배우들이 앉았던 자리는 손님들에게 단연 인기다. 취재 중, 두 명의 손님은 다방에 들어오자마자 "여기야, 여기"라며 곧바로 배우들이 앉았던 자리로 이동했다. 이들은 다방 내부를 둘러보며 "영화를 보고 이 다방을 찾았다. 옛날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실 운영자는 "최근엔 인천에서 여수까지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 앞으로 여수시 측에서도 우리 다방 홍보를 위해 다방 내부와 외부에 영화 관련 홍보물을 부착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 S# 5 광주, 병원 (광주, 서남대병원) 

영화 속 구재식(류준열)을 포함해 수많은 부상자가 실려온 광주 내 병원은 광주 불로동에 위치한 서남대병원이다. 예전 명칭은 광주적십자병원으로 영화에서 묘사된 바와 같이 실제로 이 병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 사망자들이 안치돼 있던 곳이기도 하다.


극 중 만섭이 광주 택시기사들과 처음 만난 장소는 서남대병원의 후문이다. 만섭은 이곳에서 환자를 후송하는 분주한 의사들, 피에 젖은 환자와 그들 태운 광주의 택시 운전사, 그리고 택시를 찾는 광주 기자(박혁권)를 접하게 되며 충격에 빠진다. 직접 찾은 영화 촬영지는 영화 속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현재는 병원이 폐쇄된 상태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이밖에도 영화 '택시운전사' 주요 촬영지는 광주 상무지구 금남로 세트장을 비롯해 충남 보령 청소역, 경북 성주버스정류장, 부산 칠백장 기사식당 등 있다. 최근 SNS와 지역 방송국을 통해 영화 촬영 현장 사진과 영상이 공개되면서 촬영장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handang2@xportsnews.com / 사진= 강현경, 쇼박스



강현경 기자 handa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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