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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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품위녀' 김선아 "박복자의 마음, 100% 가짜는 아니었어요"

기사입력 2017.08.22 06:55 / 기사수정 2017.08.21 16:32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내내 김선아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걸 쑥스러워했고 모든 말이 조심스러웠다. '품위있는 그녀'에서 윤성희(이태임)에게 인정사정없는 폭격을 가하고, 풍숙정 사장(소희정)의 얼굴에 빨간 김치를 비벼대던 박복자를 연기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더 궁금해졌다.

"이태임 씨와 그 장면은, 대본 리딩하고 처음 뵀을 때였어요. 너무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오늘처럼 긴장을 많이 해서 청심환을 먹었어요.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욕 연습도 많이 하고요. 근데 생각보다 이태임 씨가 잘 해줬어요. 머리 짧은 사람보다 긴 사람과 액션신이 좋아요. 머리채를 잡을 때 합만 잘 맞으면 더 쉬워져요."

또 화제가 됐던 장면은 풍숙정에서의 김치 세수. 소희정 역시 그 장면을 찍으며 처음 본 거라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풍숙정 세트가 굉장히 좁아요. 카메라 위치부터 김치 잡고 연기하고 그걸 담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NG가 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 리허설 딱 한번 하고 마지막까지 착착 갔어요. 며칠 전 종방연에서 스태프들과 다 같이 그 신에 대해 얘기하면서 다들 뿌듯해했어요. 카메라 팀은 카메라대로, 조명 팀은 조명대로 약간의 NG만 났어도 전부 다시 찍었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긴장한 장면이고 누군가가 정말 작은 실수만 했어도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잘 해냈죠. 그날 서로에게 박수쳐주고, 기똥차다고 했어요."

김선아는 이태임, 소희정뿐만 아니라 작품 속 많은 배우를 실제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사전 제작인 만큼 대본 순서대로 촬영하는 게 아니었고, 실제로 박복자가 외로운 역할이었던 탓도 있다.

"복자는 외로웠던 거 같아요. 태생적으로 혼자였고 그렇게 커왔잖아요. 저는 운규(이건우)가 범인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지만, 복자와 공통점이 있는 거 같아요. 혼자라는 점이요. 복자 내레이션 중에 등급이라는 낙인을 지우고 싶었다고 하는 게 있는데, 복자와 운규는 등급도 다르고 태생도 다르지만 운규도 결국 혼자잖아요. 좋은 곳에서 태어났지만요. 그래서 우리 드라마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운규를 키운 부모도 그렇게 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박복자는 어쩌면 '사랑'을 원했던 걸지도 모른다. 김선아는 "복자가 되고 싶었던 '그녀'라 함은 우아진 같은 엄마, 우아진 같은 친구일지도 모른다. 복자 인생에는 그런 게 없었으니까"라며 "복자의 모든 것이 가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순간이 진짜였을까? 시청자들도 궁금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복자가 안회장의 병원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 사람의 마음이 진짜로 거짓은 아니었을 것 같더라고요. 어쩌면 설렜을 수도 있고요. 안회장은 복자가 기대고 싶은 아빠였을 수도 있고 친구였을 수도 있고요."

김선아는 박복자가 750억 원을 손에 넣은 뒤 한 행동이 호텔 스위트룸에 묵은 것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가진 게 하나도 없었던 박복자가, 모든 걸 다 뺏긴 박복자가 돈 생겼을 때 간 곳이 호텔이잖아요. 돈 생겼는데 겨우 하는 일이 호텔 가는 거라니요." 그의 말에서 박복자의 진짜 목적은 돈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JTBC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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