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막한 K리그 하우젠컵 2005의 전남 대 서울의 경기가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렸다. 이 두 팀의 경기는 명장 허정무와 이장수 감독의 지략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21명이나 선수를 바꾼 전남과 새롭게 전력보강을 한 서울의 파워대결도 볼만했던 경기였다.
특급 용병들 대활약
첫 번째 골은 루마니아에서 온 특급용병 네아가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도근이 왼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정확하게 차 넣으면서 전남의 첫 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특히나 네아가는 빠른 스피드와 정확성 있는 슛팅 등을 통해서 K리그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모따와 이따마르의 빈공간을 잘 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노나또. 대구에서 임대되어 온 노나또는 경기 내내 정확한 포지셔닝 능력과 찬스를 놓치지 않는 탁월한 골결정력까지 보여주었다. 노나또의 활약과 함께 돋보였던 선수는 역시 미드필더 히칼도였다. 히칼도는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으며, 정확한 프리킥 능력을 주무기로 하여 서울의 모든 킥을 전담했다.
새내기들도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숭실대 출신의 양상민(전남)이었다. 허정무 감독이 그토록 구상을 해오던 빠른 측면 돌파에 의한 공격을 가능케 해준 선수가 바로 양상민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 빠른 돌파 능력, 게다가 막강한 패싱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장차 전남 미드필더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FC서울은 후반에 청소년 팀의 보배 백지훈을 투입했지만 기대 만큼의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에 투입할 정도로 이장수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백지훈은 앞으로 최원권과의 포지션 대결을 통해서 주전자리를 확보할 것이라 기대하는 선수이다.
국내파 선수들 활약 대단했다
오늘 골폭풍을 보여준 전남의 노병준과 비록 3실점은 했지만 화려한 수비능력을 보여준 김영광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베테랑 수비수 김현수(전남)와 이민성(서울)의 중앙 수비수 대결도 재미를 더 했다.
서울은 중앙돌파, 전남은 측면돌파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FC 서울의 공격 스타일은 측면보다는 미드필더 히칼도를 이용한 중앙돌파식이 많았다. 반면 전남은 허정무 감독이 작년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했던 측면돌파식의 공격 스타일로 서울의 중앙돌파에 맞불을 놓았다. FC 서울은 왼쪽 측면에서 김동진이 부진해 활발한 측면공격은 불가능했다는 평이고, 전남은 양상민이 생각보다 잘해준 덕분에 올시즌 허정무식의 측면 공격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이다.
올시즌 K리그 4강, 그 속의 서울과 전남
오늘 경기는 올시즌 K리그 4강이라 평가되는 수원, 울산, 서울, 전남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샘플이었다. 그 중에서 서울과 전남은 새롭게 팀 칼라를 변신하는데 성공했기에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재미있는 축구, K리그는 올시즌 부활한다
광양구장에는 2만여 관중이 꽉차게 들어섰다. 모처럼 꽉찬 경기장 속에서 선수들이 정말 재밌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오늘 경기의 특징은 이장수 감독과 허정무 감독이 수비축구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축구, 이기는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의지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두 감독의 약속대로 오늘 경기는 총 6골이나 나오는 재미있는 경기였다. 이제 K리그도 구단을 위한 축구가 아니라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축구, 철저히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올시즌 K리그가 새롭게 부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