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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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판의 싸늘한 분위기, 선수들에게도 칼바람

기사입력 2005.03.02 12:43 / 기사수정 2005.03.02 12:43

홍승범 기자
축구판의 싸늘한 분위기가 선수들의 '밥그릇'에도

지난해 올림픽 최종예선을 통해 우리 축구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자 이름인 안치.
청소년 대표-올림픽 대표-다롄스더의 확고부동한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했으며 2002년 월드컵 당시엔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전 감독 밀루티노비치의 후원아래 당당히 한국땅을 밟기까지 하면서, 어느 누구도 그가 '차세대 중국축구의 國問'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에 대해선 의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작년 올림픽 최종예선이야말로 안치의 축구인생을 180도로 바꿔버릴 줄은 그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다. 우리 한국 축구팬들은 물론 자국 치우미들에게 조차 "192cm 80kg이라는 더 할 나위 없는 신체조건을 가진 골키퍼라고 해서 전부 다 우수한 선수인 것 만은 아니구나!!"라는 새로운 깨달음을 줬던 그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A대표팀에서 문전박대 당했고 이젠 소속팀 다롄스더에서 조차 버림을 받는 사태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그는 2005년 시즌을 역시 다롄이라는 도시를 홈으로 삼고 뛰지만 甲A(2부리그)의 중하위권 팀인 '다롄장파' 소속으로 뛰게 된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언제 다시 스더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일일것이다.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던 그의 자존심이 이를 견딜 수 없어 할 것 같지만 그래도 안치는 감사한다. "나는 수퍼리그이건 2부리그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단지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도 그럴것이 중국대표팀이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되고 현재 외국의 유명 기업들이 줄줄이 중국축구 시장에서 손을 떼는 상황이다. 모든 클럽들의 재정상태는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는 팀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치홍,장진 같은 2002년 월드컵대표 출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소속팀서 냉정하게 정리해고 되어 2부리그를 전전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 하는게 요즘의 C리그 판세이다.

게다가 이 칼바람은 노장급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 까지 몰아쳤다. 한때 초플래티넘 세대 최고의 골게터로 추앙받았던 '바람소년' 취보 조차 아직도 확실하게 데려가겠다고 나서는 팀이 없을 정도이니 안치의 입에서 나온 '감사의 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國問' 류윤페이의 망동

이런 시점에서 중국축구 대표팀의 國問('나라의 문지기'란 뜻으로 중국에서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를 일컫는 말이다.) 류윤페이의 상반된 행동이 눈에 띈다. 그는 비행기내에서 도박을 벌이다가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들과의 충돌을 벌였고 그 와중에 한 스튜어디스에게 폭력까지 행사해 물의를 빗고 있다.

또한 작년에는 캘린더 모델로도 활동을 했는데 놀랍게도 그 활동 시기가 중국대표팀이 쿠웨이트에 밀려 월드컵 최종예선 탈락이 확정된 직후였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어쩌면 이 사진 한 장이 중국축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일지 모른다.


홍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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