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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너 말고 네 다음' 고의사구로 나타난 타자의 무게감

기사입력 2017.08.08 06:00 / 기사수정 2017.08.07 16:48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무조건 모든 타자와 정직하게 승부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정면승부를 피하고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작전이고, 이는 곧 야구의 묘미이기도 하다.

더 이상 실점해서는 안되는 상황, '한 방'이 있는 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조금이라도 타점을 올릴 가능성이 적은 타자를 선택해 승부하는 작전이다. 주자 한 명을 무상으로 1루에 출루시키는 고의사구 작전은, 후속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할 경우 더 큰 실점을 야기하기도 한다. 위험부담이 크기에 더욱 신중하게 사용되는 작전이고, 따라서 고의사구를 많이 얻어낸 타자는 대체로 장타력이 좋은 타자로 볼 수 있다.

고의사구 갯수로 자신의 펀치력을 증명한 타자는 누가 있을까. 우선 리그에서 가장 고의사구를 많이 얻어낸 타자는 최정(SK)이다. 최정은 이번 시즌 총 9개의 고의사구를 얻어 1루로 나섰다. 타율은 3할7리로 23위지만, 현재까지 100경기에 출전해 무려 37개의 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독보적 1위에 올라있다. 언제든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로 인식된 최정이기에 상대가 승부를 피한 경우가 많았다.

팀을 옮긴 후에도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최형우(KIA)가 최정의 뒤를 이었다. 올해 3할6푼3리의 타율로 리그 타격 3위에 오른 최형우는 총 8개의 고의사구를 얻어냈다. 6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후반기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나성범(NC)이 7개의 고의사구로 3위에 올랐다.

두산의 4번타자 김재환 역시 고의사구 6개를 얻어내며 리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기에만 4할1푼4리의 타율과 더불어 7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위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6일 LG전에서 홈런을 친 후 그 다음 타석에서 고의사구로 출루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용택(LG), 강민호(롯데), 이대호(롯데) 등 강타자들이 5개의 고의사구를 얻어냈다.

물론 고의사구가 무조건 해당 타자의 타격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고의사구는 종종 1루가 비었을 때 주자를 채워 수비를 편하게 하려는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바로 뒤에 위치하는 타자가 앞 타자보다 월등히 약한 경우에도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10번 중 3번 성공하면 다행으로 평가받는 타격에서 승부 대신 '무상 출루'를 이끌어낼 수 있는 타자는 분명 팀에 큰 힘이 되는 자산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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