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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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골 이상의 의미를 갖는 베르바토프의 활약

기사입력 2008.10.01 08:33 / 기사수정 2008.10.01 08:33

임기환 기자



[엑스포츠뉴스=임기환 기자] 베르바토프가 덴마크 원정에서 2골을 폭발시키며 지독했던 골 갈증을 해소했다.

1일 새벽(한국시간) 펼쳐진 챔스 조별리그 올보르와의 원정경기에서 베르바토프는 55분과 79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0 승리에 기여했다.

이 날 2골로 그 동안 골 결정력과 팀 적응에 대한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베르바토프로선 한결 부담을 덜게 되었다. 득점으로 연결된 슈팅 모두 시원했다. 두 골 모두 정확한 임팩트로 맞춰낸 슈팅이었고 특히 두 번째 득점장면이었던 시저스킥은 호날두와 베르바토프가 엮어낸 하나의 작품이었다. 베르바토프가 아니었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우아한 마무리였다. 바운드의 높이와 타이밍, 임팩트,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던 멋진 슈팅이었다.
 
그러나 이 날 베르바토프의 활약은 고작 2골이라는 수치만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맨유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가져다주었다.

우선적으로 가장 큰 소득은 베르바토프 입단 이후 여러 차례 실험을 하며 테베스, 루니 등 베르바토프의 짝을 찾기 위한 다양한 조합과 포지션 실험이 이번 올보르전에서 결실을 맺었다는 점이다.

사실 결실의 징후는 지난 볼턴 전에서도 나타났다.

비록 베르바토프가 볼턴 전에서 골을 넣진 못했지만 후반전부터 보여준 활약은 앞으로의 경기에 베르바토프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 볼턴 전에서 베르바토프는 스트라이커임에도 다소 처진 자리까지 내려와 공격의 연결고리와 더불어 플레이메이킹 역할까지 해주었다.

그러한 모습은 이번 올보르 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2골을 몰아넣으며 스트라이커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 냄과 동시에 다소 쳐진 위치까지 내려와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잘 해내었다.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시즌 호날두, 루니, 테베스, 긱스가 엮어냈던 무한스위칭의 역할을 베르바토프가 제대로 소화한 셈이다.

이 날 경기에서 베르바토프는 폭 넓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간패스, 힐패스 등 여러 가지 패스로 공격에서 볼을 끊김 없이 연결해 주었다. 특히 후반 39분 호날두한테 연결되었던 아웃프런트 패스는 가히 예술이었다. 두 명의 수비라인을 허물어뜨리고 가운데로 휘어져 들어가는 패스는 컴퓨터처럼 정확히 호날두에게 연결되었다. 측면 자원인 나니와 호날두에겐 그들의 스피드들 살린 패스를, 중앙 미드필더들에겐 경기를 조율하는 횡패스와 공간패스를, 스트라이커임에도 플레이메이커 못지않은 그의 장점을 팀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내었다.

더불어 골잡이로써 가장 중요한 스트라이커 역할도 잘 해내었다.

측면의 윙플레이가 살아나자 베르바토프는 처져 있다가 어느샌가 박스안의 타겟맨으로 변신해 있었다. 189의 장신을 이용한 제공권과 그의 헤딩 능력은 양옆에서 공급되는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상대에 위협을 주었다. 팀이 어떤 전술을 사용하느냐, 측면이냐 중앙이냐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형되는 맞춤형 병기의 역할을 보여준 셈이다. 이 모든 것이 그가 골잡이로서의 슈팅능력뿐 아니라 볼 터치 능력, 너른 시야, 패스 능력 등, 플레이메이커가 가져야 할 요소들마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호날두가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왔다면 베르바토프의 도움으로 1골 이상도 충분히 가능했던 경기였고 그만큼 이 날 베르바토프의 패싱 감각과 팀 플레이는 물이 올랐다고 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골 자체를 떠나서 베르바토프가 전술의 구심점 역할까지 수행해 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맨유로선 긍정적이다.

베르바토프가 호날두, 루니 등과의 시너지를 엮어낸다면 이번 시즌 충분히 매서워질 맨유이다.

[사진=UEFA 챔피언스리그 공식 홈페이지]



임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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