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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시동③] 토마스 크레취만, '푸른 눈의 목격자'가 되기로 한 이유 (인터뷰)

기사입력 2017.08.02 10:00 / 기사수정 2017.08.02 09:43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동독을 탈출해 서독으로 와 독일의 국민배우가 된 토마스 크레취만과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를 통해 토마스 크레취만은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 기자 피터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서 활약해온 그가 선뜻 한국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은 '택시운전사'가 갖고 있는 묵직한 '마음' 때문이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나는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한 배경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을 뿐 한국에 대해서는 덜 알고 있었지 않나 싶다. 내 배경 때문에 탈북 같은 것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알게 됐고, 한국에 대해 더욱 깊이있는 이해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최근 내한해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었던 토마스 크레취만은 엑스포츠뉴스와의 만남에서 '택시운전사' 제안을 받던 순간을 떠올렸다. 대본을 읽고 마음에 들었던 그가 장훈 감독과 제작자를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택시운전사'가 시작됐다. 이틀간 충분히 교감을 나눈 뒤 토마스 크레취만은 무더웠던 지난 2016년 여름 한국을 찾았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상태였으나 인터넷을 통해 내용을 찾아보게 됐다. 그는 "이 작품 전에는 모르고 있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아무도 내 주변에서 이 큰 사건에 대해 모른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민주화 움직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놀라웠고, 장훈 감독에게 많이 알려달라고 했었다. 필요하면 다큐멘터리와 자료를 받아 숙지했다"고 고백했다.

그가 실제로 참고한 자료들은 그가 맡은 역할인 위르겐 힌츠페터(피터)가 찍은 영상물들이 절대 다수였다. 그랬기에 토마스 크레취만은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실존인물인 만큼 더 진지하고 존중하며 접근했고, 가능한 그 삶을 잘 표출하기 위해 애를 썼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그대로 모방하려 한 것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해석하면서도 위르겐 힌츠페터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이 작품이, 이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공감한다. 이 작품이 형성되고 만들어져 가는데 기여할 수 있어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고 정당성있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여했으면 했고 그렇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에서의 영화 작업은 그에게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독일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작업하는 그에게 '할리우드와 독일의 영화 작업이 다른가'라는 물음은 단골소재다. 한국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그의 생각은 명확했다. "프로세스 자체는 동일하지만 제작비가 차이가 난다. 할리우드는 제작비가 많아 시간이 많고 트레일러도 있다"고 밝혔다. '택시운전사' 정도의 규모의 영화는 한국에서는 상당한 규모고, 독일에서는 초대규모이나 할리우드에서는 소규모라는 것. 장마철에 촬영하느라 고생해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다만 그는 그 때문에 불편을 겪어야 했던 이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모두 나를 따뜻하게 받아주고 배려해줬다. 나는 마치 어른들이 챙겨줘야 하는 유치원생 같았다. 죄송스럽고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장훈 감독과 눈빛으로 소통을 했다. 기술팀과도 의사소통을 하고 완벽하게 이해시켜야 결과물이 나오는데 그러한 부분을 직접 의사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신의 한계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처럼 토마스 크레취만도 온전히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한국 영화에 대한 감상을 담아갔다. 배역에 잘 맞았다는 평을 받고 싶다는 그의 노력과 뜻이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끈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쇼박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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