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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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호랑이, 이번에는…?

기사입력 2005.02.22 21:51 / 기사수정 2005.02.22 21:51

김종수 기자










▲ '올 시즌의 주인공은 바로 나!' 타이거즈 왼손라인의 기대주로 지목되고있는 최훈락이 날카로운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기아타이거즈 홈페이지)



'영웅은 난세(亂世)에서 나온다'라는 동서고금의 진리는 야구에서도 통하고 있다.

신인으로서 제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다 해도 팀이 잘 나간 다면, 그리고 비슷한 포지션에 검증된 실력의 선배가 버티고 있다면 경기 출전부터 고민해야되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인, 특히 야수 포지션의 선수들은 피나는 훈련 중에도 꽉 짜여진 선발 라인업에 신경을 곤두 세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팀 분위기 쇄신 차원이던, 선배의 부상으로던 간에 흔하게 오지 않는 기회를 꽉 움켜잡아야만 한다.

신인이라는 단어 앞에 기회라는 두 글자는 항상 낯설기만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차 3순위로 타이거즈에 지명된 단국대 출신의 신인외야수 최훈락은 프로 첫 데뷔부터 상당한 행운을 타고 시작하는 케이스라 말할 수 있다.

일단 투타에서 전통적으로 수준급 왼손이 절대 부족한 타이거즈에 '국가대표 출신의 왼손좌타자'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입단했다는 것이 첫 번째 행운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행운은 붙박이가 될 수 있었던 박재홍이 빠져나가, 외야 한쪽이 무주공산이 되어버렸다는 것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공격진의 핵심이자 수비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종범과 심재학을 제친다는 것은 신인들에게 있어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비어있는 나머지 한자리 좌익수라는 수비위치는 넓게 멍석을 깔아놓고 누구를 가리지 않고 기회를 제공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타이거즈 왼손스타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산만이' 김경언이 기대 만큼의 발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장일현, 백정훈, 임성민, 주창훈, 김경진, 이용규, 김원섭, 이정상 등의 모든 선수들에게 일단 자리는 열려있다.

여기에 대해 타이거즈 매니아 중 한명인 이기종씨는 "항상 수비에서 지적을 받아오던 김경언보다도 더 떨어지는 수비능력을 가지고있는 장일현, 백정훈, 임성민, 주창훈은 일단 탈락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들은 대부분 좌익수 경쟁보다는 대타자리를 노려야 되는 형국"이라며 좌익수 입성을 위해서는 수준급의 수비능력이 절대적임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남아있는 김경진, 이용규, 김원섭, 이정상 가운데 김경진은 우타자 대타요원이 많아진 상황에서 활용도가 한정되어있다는 점, 이정상은 꽤 많은 시간이 있었음에도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기가 힘들었다는 점과 비슷한 체격에 좀 더 눈에 띄는 이용규 때문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남는 것은 기존의 김경언에 이용규, 김원섭 그리고 최훈락까지의 경쟁이라 볼 수 있는데 일단 최훈락을 제외한 나머지 세 선수 중 야구센스로만 따지면 단연 이용규가 눈에 띈다. 하지만 김원섭과 마찬가지로 타격에서는 아직도 많이 미흡한 모습이다. 

결국 최훈락이 이용규, 김원섭 두 선수보다 타격에서 어필한다면 수비능력이 미흡한 김경언을 넘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

하지만 고졸우선지명이 실시된 96년 이후부터 조금씩 대학출신의 강타자들이 프로에서 전혀 힘을 못쓰는 경우가 대다수인 점, 최훈락의 대학시절보다 더 뚜렷한 활약을 펼쳐주었던 서정호 조차도, 선수층이 엷은 롯데에서 15경기에 대타로 출전한 것이 전부일 정도라는 점 등을 들어 아직은 최훈락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타이거즈 열성팬 양지훈(29·서울)씨 같은 경우는 "솔직히 김경언과 다른 큰 체격에 강인한 인상, 그리고 팀 내에서 두번째라 하면 서운할 정도로 빠른 발을 갖추고 있다는 부분이 무척 맘에 들었으며 대학에서 꾸준히 성적을 올린 기복 없는 외야수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것저것 세세한 부분을 따지기보다는 눈으로 보이는 기본적인 요건과 향후 가망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최훈락과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나눠봤다는 최재석씨 역시 "좋은 체격 조건에 주루 센스가 있고 변화구에 적응이 되어있다는 면에서 대학야구 외야수 탑 5안에 당당히 든다고 보여지는데 중견수로도 무난한 수비를 해줬던 경험도 있기에 좌익수라는 중책 역시 맡겨만 준다면 충분히 커버할 것 같다"며 "체격조건으로 봐서는 중심타선도 좋을 것 같지만 전통적인 의미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는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으로 이어지는 톱타자 계보를 이어주지 않을까 사뭇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팬들이라지만 애정이 담긴 쓴소리 역시 빠질 수는 없는 법. 파워는 있되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정교함, 검증되지 않는 대졸신인, 김경언의 각성 등을 들어 아직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 역시 많다.

장일현, 김경언, 김민철, 이정상, 김주호 등 항상 기대주만 가득한 타이거즈의 좌타자 라인에 최훈락이 신성(新星)으로 등장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올 시즌이 기대되고 있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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