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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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꼴찌가 보여준 답답한 졸전

기사입력 2008.09.19 09:27 / 기사수정 2008.09.19 09:27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지난밤 선두 SK와 최하위 LG의 경기가 흥미진진할 거라 예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SK는 이미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예약해 놓은 최강자로 언제 축포를 터트릴 것인가만 기다리고 있었고, LG는 최하위를 예약해 놓은 팀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SK의 매직넘버는 단지 '3'에 불과했다.

게다가 SK는 뒤지고 있어도 9회에라도 간단히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팀이었기에 SK의 승리는 당연지사로 여겨지기도 했을 것이다.

다소 맥빠진 승부가 예상되던 경기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유가 되었던 것은 LG의 선발투수가 '옥스프링'이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27경기에 나와서 10승 9패에 방어율 4.16을 기록하면서 봉중근과 함께 무너진 LG 마운드에서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었던 그였기에 SK의 대결은 팀 순위를 떠나 관심을 가져볼 만한 빅매치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옥스프링은 지난 9월 5일 SK전에서 완벽한 투구로 8회까지 단 2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적이 있다.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기록을 위해 투혼을 불살랐지만 불행히도 그 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9회 초에 3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승부는 선두와 꼴찌의 대결이라기보다 옥스프링의 설욕이라는 의미가 더 진하다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야수였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은 1개에 불과했지만 1회 초 실점하는 과정에서 3개의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했다. 평범한 땅볼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1회 초에만 주지 않아도 될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그만큼 옥스프링의 어깨는 무거워만 갔다.

다행히 4회에 터진 서동욱의 2타점 3루타와 조인성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지며 역전에 성공했고 권용관의 희생플라이로 추가득점, 4대 2로 두 점을 앞서갈 수 있었다. 옥스프링으로서는 1회 초 악몽과도 같은 기억을 떨쳐버리고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기록을 눈앞에 둔채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운드를 넘길 수 있었다. 6이닝 동안 29타자와 상대하며 안타 8개로 3실점 했으나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펜이 도와주지 않았다.

선발 옥스프링의 뒤를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오상민, 우규민, 정재복, 류택현 등 4명의 투수는 SK의 10타자에게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며 7회에만 4점을 내주고 말았다. 팀의 승리고 선발 투수 옥스프링의 승리도 모두 날아갔고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기록도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지난 주말 히어로즈를 연파하며 탈꼴찌의 가능성을 키워왔던 LG였지만 지난밤 잠실 경기는 왜 LG가 꼴찌일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졸전이었다. LG는 최하위 순위가 굳어져 가자 진작부터 내년시즌을 대비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런 경기가 계속되는한 내년에도 결코 중위권 진입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단 LG, 팬들을 위한 신바람 야구를 외치던 그 근성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부활을 장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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