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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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심판죽이기 (5) 그들은 리그를 비추는 거울

기사입력 2005.02.16 22:28 / 기사수정 2005.02.16 22:28

이은정 기자
지금까지 KBL 심판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 방법, 바라는 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마지막은 심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하면서 끝을 맺을까 한다.


심판은 리그를 비추는 거울

지난 플레이오프 시즌 판정 불만에 대해 혹자는 '원래 프로농구, 적당히 돌아가면서 나눠 먹는 거 아냐?'라고 말한다. 그 순간, 분노와 좌절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농구가 오해받고 모욕당한 것 같은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팬의 경우라도 판정의 30% 이상은 진위여부를 알 수 없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나 감독이 항의하면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걸 두고 KBL측에서는 구단을 보고 심판을 흔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한해 성적으로 감독&코칭스탭 뿐만 아니라 프런트까지 바뀔 수 있는 실정에서 '흔들면 흔들리는 심판진'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빈번하게 나오고 있는 '학연 지연에 얽매인 어느 심판은 모 팀에 유리하고 모 팀에는 불리하다는' 소문, '플레이오프 기간을 늘리기 위해 심판이 경기를 조절한다'는 소문, '어느 감독(선수)는 밉보여 휘슬이 불리하다'는 소문 등 KBL을 떠도는 소문은 흉흉하기 그지없다.

진실이 어떻든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심판의 권위를 살리기 위해 테크니컬 파울을 남발하고 징계나 벌금으로 구단과 선수를 다스리는 것은 곪은 자리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처럼 무리한 행동이다. 휘슬 하나로 승패가 좌우되기도 하는데 무조건 자제만 바란다면 쉽게 승복할 감독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리그 운영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구단의 재정적 뒷받침 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힘의 불균형은 뚜렷하다. 이럴수록 구단들 간의 합의를 이끌어내 KBL와 구단 그리고 심판간의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근원적인 문제로 심판부를 KBL에서 독립시켜야 한다. KBL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10개팀 구단 이사들의 파워게임에서 심판부가 재정적, 정치적으로 독립하여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독립된 심판부가 별개의 조직으로 성장해 아마농구와 프로농구를 아우르는 연계 시스템이 되어야 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심판을 교육시키고 양성하는 기관으로 성장해야 한다.

국내 농구가 항상 국제대회에서 나쁜 성적만 거두고 오는데는 단순히 실력만이 아닌 한국농구계의 '국제 영향력 부재'와 '국제 경기를 담당할 한국심판'이 부족한데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경기에서도 신뢰를 받지 못하는 심판이 국제 경기를 담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이대로 운영해 심판들을 죽일 것인가? 아니면 리그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심판진을 키울 것인가? 그 선택에 따라 KBL의 성장 여부가 달려 있다.

심판이 가진 이미지는 바로 한국농구의 현주소이다.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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