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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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가 안 아깝던 양 팀의 명승부

기사입력 2008.09.03 08:29 / 기사수정 2008.09.03 08:29

임기환 기자

[엑스포츠뉴스=임기환 기자] 승패를 떠나서 좀처럼 보기 힘든 명승부였다.

2대 0이라는 경기결과로 봤을 때 경남의 완승처럼 보일는지 몰라도 유효슈팅 수 (경남 5-제주 6)가 말해주듯 경기내용만큼은 제주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다만, 수비라인의 호흡 불일치와 막판 전원공격이라는 순간의 틈을 허용함으로써 골을 허용했다. 김진용의 선취골은 제주의 수비 실책을 바탕으로 나왔다. 알미르의 추가골은 제주가 막판 동점골을 위해 최종수비수만을 남겨 사이드라인의 공간을 비워둔 결과다. 물론 골의 주인공이었던 김진용의 왼발 슛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 적진을 파고든 알미르의 슛은 간결했고 또한 정확했다.


그러나 제주가 처음부터 대문을 꽁꽁 잠근 채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면 이날 불꽃 튀는 양 팀의 화력전은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제주는 후반에 쏘자, 심영성, 전재운 등 3명의 공격수를 차례로 투입하며 박진감 넘치는 창과 창의 대결로 가져갔고 경남 문전에 16방의 집중포격을 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로서는 골키퍼의 손에 맞아 크로스바를 맞힌 조형재의 슛과 완벽한 찬스에서 왼쪽 골포스트를 아쉽게 빗나간 쏘자의 슛이 더욱 아쉬웠을지 모른다.

이번에도 제주는 고질적인 골 결정력 문제를 드러내며 6강의 중요 문턱에서 좌초하고 말았다. 하지만, 30개에 육박하는 치열했던 슈팅의 향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손엔 땀이 가득했을 것이다.

실상 경기 막판 제주의 서포터즈와 팬들도 골을 외치며 열기를 고조시켰고 경기 후 풀이 죽어 고개 숙인 제주의 선수들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경남선수들은 제주의 불 같은 공격에 몸을 사리지 않으며 막아냈고 막판까지 화끈한 공격 투지를 불사르며 바닷길을 넘어온 경남의 팬들에 화답했다.

축구경기가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지루한 0대 0의 승부는 90분이 너무나도 길다.

2골, 많은 골이 터진 승부는 아니지만 빠른 전개와 골대를 몇 번씩 맞추는 짜릿함을 보여준 이날 승부의 감흥을 6000원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홈팀을 가진 팬들의 특권이자 주말 저녁 축구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임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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