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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매직, 삼성을 홀리고 위대한 역사를 기록하다

기사입력 2008.09.01 09:16 / 기사수정 2008.09.01 09:16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롯데의 10연승으로 향하는 길은 시작부터 불길했다. 필승카드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에이스 손민한이 2회에 2실점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게다가 야수들은 무엇에라도 홀린 듯 실책을 연발했다. 결국, 손민한은 3과 2/3이닝 동안 삼성의 18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8개와 볼넷 4개로 5실점(3자책점) 하는 극도의 부진 끝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니 어쩌면 부진이라는 표현보다는 홀렸다고 하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3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했던 손민한의 이날 평균자책은 9점에 달했다. 그리고 그렇게 팀 최다 연승 기록을 눈앞에 두고서 좌절을 맛보게 되는 줄 알았다.

이렇게 연승을 마감하지만 12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일이 잘 풀리다 보면 항상 적은 내 안에 있게 마련"이라고 했던 말과 "자만이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었다.



그러나 부산 갈매기는 다시 한번 날았다. 5:0의 점수 차에 굴하지 않고 통산 100승 투수인 삼성의 이상목을 차근차근 공략하며 5회까지 5:3으로 추격한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준결승 상대였던 일본에 통한의 역전이라는 비극을 안겨주었던 그 8회가 다시금 사직에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선두타자 이인구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마법은 시작된다. 후속타자 조성환이 중전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대호, 가르시아, 강민호로 이어지는 롯데의 4, 5, 6번 중심타선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매직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대호가 4:5, 1점차로 따라붙는 적시타를 터트렸고 가르시아가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강민호가 우측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이래저래 롯데의 마법에 홀린 듯 보였다. 삼성은 이상목의 뒤를 이어 6회부터 마운드를 지키던 정현욱에서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투수 교체 타이밍에 허점을 보였고 결국 2이닝 동안 롯데의 12타자를 상대했던 정현욱은 5안타로 4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짊어져야 했다.

정현욱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던 오승환은 첫 타자였던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곧바로 조현근으로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초반의 승기를 지켜내지 못한 삼성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막판에 대단한 뒷심을 보였던 롯데의 저력이 더 빛을 발했던 날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창단 이후 첫 10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바탕으로 시즌 100경기를 소화한 롯데는 54승 46패로 승률 5할4푼을 기록하면서 5할5푼1리의 두산을 1경기 차로 바짝 뒤쫓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삼성과 4위 다툼을 하던 처지에서 벗어나 두산과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26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에서 롯데는 '가을에도 야구 하자'는 팬들의 바램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이제는 몇 위로 가을을 맞이할 것인가가 더 관심사가 되어버렸다. 사직의 분위기로만 본다면 롯데의 꿈은 이미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C)롯데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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