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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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윤석화 "편견·질투 받은 삶, 부족하지만 후회 없죠"

기사입력 2017.06.20 10:11 / 기사수정 2017.06.20 10:1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윤석화는 데뷔 43년 차를 맞았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온 베테랑 배우로 활동 중이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그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 ‘덕혜옹주’, ‘딸에게 보내는 편지’, 뮤지컬 ‘명성황후’, ‘아가씨와 건달들’, ‘사의 찬미’ 등에 출연하며 국내 대표적인 연극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윤석화에게 연기란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거창하거나 구체적인 답이 돌아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정반대였다. 

“대답드릴 수 없는 질문이에요. 저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삶에서 뭐가 중요할까 했을 때 명품을 들고 다니는 걸 꿈꾸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명품이 되고 싶어요.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죠. 생각한 걸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이 없는 실천은 사회적으로 혼란을 조장할 수 있어요. 좋은 생각이 뭔지 질문을 찾아서 관객과 나 자신에게 던지려고 해요. 이후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거고요.” 

윤석화는 연극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토요일 밤의 열기' 등의 제작과 연출을 맡아 공연계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로런스 올리비에상을 받은 뮤지컬 '톱 햇(Top Hat)'에 공동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안중근의 연극 '나는 너다'의 연출도 맡았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유학하고 웨스트엔드에서 제작을 경험한 그가 바라보는 한국의 공연 산업은 어떨까. 

“개화가 늦어서 뮤지컬의 역사는 이제 30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연극도 이제 50, 60년이라고 보고요. 경제적으로는 잘살게 됐지만 문화에 대한 인식이나 철학은 나다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유행을 따라가죠.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지만 문화 선진국과 비교하면 심한 편이에요. 시스템의 인프라나 노하우가 취약하다 보니까 짝퉁도 나오고요. 하지만 워낙 개인기들이 뛰어나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대통령도 뽑혔으니 훌륭한 리더의 리더십이 반영됐을 때 여러 면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역사는 짧지만 우여곡절도 겪고 실패도 겪으면서 좋은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거죠.” 

데뷔 43년을 맞은 윤석화의 목표는 “예쁜 할머니가 되는 것”이란다. 예상보다 소박한 그는 “목표가 있던 적은 없다”며 웃어 보였다. 

“뭔가를 이루고자 한 건 없어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요. 연극을 평생 업으로 삼았는데, 정말 유명해질지 몰랐어요. 스타라는 수식어가 붙는 바람에 감사한 것도 많지만 다친 적도 있어요. 괜한 곡해와 편견, 질투도 많이 받고 살았죠. 그것 또한 건너야 할 삶이었을 거고 그런 질곡을 통해 오히려 나이를 헛먹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부족한 점에 대해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오늘 죽어도 후회는 없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연극인다웠다. 관객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거다. 이와 함께 미혼모에게 도움을 주는 계획을 이행하고 싶단다. 입양기관과 미혼모 자립을 위해 자선콘서트를 여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배우로서 작품을 할 때 어떤 작품이든 치열하게 해내겠지만 템포는 늦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정말 꿈이 될 수 있어야 하겠죠. 공연을 사랑해준 관객에게 윤석화라는 배우를 사랑하길 잘했다 이라는 자긍심을 주고 싶은 꿈은 있어요. 해낼지 못해낼지 불안하고 두렵지만 꿈은 있어요. 최종적인 목표는 조금 더 많은 사랑을 나누는 거요. 미혼모와 관련해 그들의 직업 훈련이나 육아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싶어요. 한 스텝씩 밟아가면서 해나가려고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샘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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