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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당찬 막내' LG 안익훈 "만원 관중 앞, 부담보단 재미 느낀다"

기사입력 2017.06.12 17:00 / 기사수정 2017.06.12 16:35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야구 하려고 프로 선수가 됐으니,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야구하고 싶어요."

이미 리그에서 인정받는 수비력을 갖췄고 타격 역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 트윈스 외야수 안익훈의 이야기다. 7일 수원 kt전에서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낸 안익훈은 팀의 3연패를 마감하는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투수의 성적은 머릿 속에서 지웠다. 자신있게 덤볐다"고 말하는 안익훈을 만났다.

수비에 비해 아쉬웠던 타격 "전부 뜯어고쳤다"

사실 올해 안익훈은 군대에서 시즌을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입대하지 못하며 한 시즌 더 LG에서 뛰게 됐다. 담담하게 "(군대) 떨어졌다"라고 말한 안익훈은 "매 시즌 끝나고 군대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1군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또 경험을 쌓고 입대하고자 한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1군에서 오래 있으려면 타격의 발전이 필요했다. 수비는 이미 리그 정상급 반열에 올랐지만 방망이는 답보 상태였다. 안익훈은 돌파구를 타격폼 변화에서 찾았다. "2년 동안 쳤던 폼을 싹 바꿨다"라고 설명한 그는 "새로운 폼으로 캠프 동안 연습했다. 폼을 바꾸고 몸에 잘 익지 않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부상 당하며 시즌도 2군에서 시작했는데, 2군에서 새로운 폼과 더불어 코치님들의 지도를 받아 내 것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더욱 강력해진 LG 외야에 위기감도 느꼈다. "작년보다 올해 우리 팀 외야수들이 더욱 강해졌다. 1군에 있지 못할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걱정을 겉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훈련에 매진했다. "스트레스 받았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수비하러 왔으니 수비 잘 하자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점차 익숙해지자 자신감이 붙었다. 안익훈은 "2군에서 뛰면서 (잘 되니까) 올라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1군에 올라온다고 해서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하던대로 열심히 했다"고 웃었다.

김재윤 무너뜨린 11구 승부 "직구 본 순간, 자신 있었다"

LG는 7일 수원 kt전을 치르기 전까지 3연패에 빠져있었다. 7일 경기 8회말까지만 해도 한 점 차로 뒤쳐진 상태였다. 그러나 9회초 대량 5득점에 성공하며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일궈냈다. 그 시작점이 바로 안익훈의 끈질긴 승부였다.

"대타로 나설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투입됐다. 배팅할 때 감이 좋았다. 코치님이 자신있냐고 물어보셔서 (타격감이) 괜찮다고 답했다."

당시 kt의 마무리 김재윤은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안익훈은 김재윤의 기록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투수의 방어율은 생각하지 않았다. 직구를 보는 순간 자신있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직구를 노렸다"고 말했다. 연이은 파울 끝에 11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고, 이는 9회 빅이닝의 시초가 됐다.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덕에 테이블세터로도 나섰다. "아직 경기 경험이 부족해 상위타선이 이따금씩 부담되기도 한다"고 말한 그였지만 "어릴 때부터 계속 1번을 쳐왔다. 시켜주시면 열심히 한다"고 은근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안익훈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안타보다 작전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1번이 (이)천웅이 형인 경우, 형이 출루한다면 진루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앞에 주자가 없을 경우 내 뒤가 (박)용택 선배님이니, 내가 출루해 기회를 이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프로 3년차, 여전한 LG 외야의 막내 "형들의 조언, 큰 도움"

2015년 입단해 올해로 3년 차를 맞고 있는 안익훈이지만 여전히 야수조에서 가장 어리다. "야구장이 편해졌다. 수비도, 타석도 예전보다 덜 긴장된다"라고 의젓하게 말하면서도 "아직 난 동생들이 없다. 형들이 항상 잘 챙겨준다"며 귀여운 '막내 면모'도 보였다.

형, 선배들과의 대화 속에서 배우는 점도 많다. 안익훈은 "(오)지환이 형, (최)재원이 형과 자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룸메이트가 오지환으로 바뀌며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졌다. "지환이 형과 방을 같이 쓰며 야구 얘기를 많이 나눈다. 재원이 형이 지환이 형과 친해 셋이서 자주 밥을 먹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라운드에서도 형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 "형들도 어린 나이에 주전이 되어 경험이 많다. 형들의 말을 듣고 타석에 임하면 더욱 편하다"고 말한 안익훈은 "(김)용의 형이 한 타석 칠 때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해준다. 용택 선배님은 '잘 쳐라'고 격려해주신다. 이런저런 긴 조언보다 '네가 잘 쳐야한다'고 짧게 말해주시는데 오히려 자신감이 붙는다"라고 전했다.

안익훈의 당찬 다짐 "야구 선수가 됐으면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야죠"

안익훈은 "2군보다 1군 경기가 좋다"고 당차게 말한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더위에 약해 2군의 낮 경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더우면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새벽에 잠들곤 한다. 2군에서는 한낮에 경기를 해 어려운 점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른 이유는 압도적인 1군의 관중 수가 집중력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다. 안익훈은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야구를 하려고 선수가 됐으니 되도록이면 많은 관중 앞에서 하고 싶다"며 당찬 생각을 밝혔다. 특히 팬이 많은 상대팀과 맞붙는 경기에서 더욱 집중이 잘 된단다. "많은 관중 앞에서 야구를 하면 긴장되기도 하지만 그보단 설레고 재미를 느낀다. 집중도 더욱 잘된다"라고.

무엇보다 1군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모든 상황에 맞게 잘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내려가지 않으려면 더 잘해야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한 안익훈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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