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하나은행 FA컵 16강 프리뷰 ② - 전남 드레곤즈 VS 포항 스틸러스
'FA컵 챔피언'과 'K리그 챔피언'의 자격으로 FA컵 28강을 나란히 면제받은 두 팀이 16강에서 만났다.
올 시즌 3번째 대결이기에 무슨 호들갑이냐 하겠지만은 FA컵에서는 3판째 연속 만나게 되며 '제철형제'의 '난형난제 대결'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작년 FA컵 결승전에서 2판이나 연거푸 맞붙고 나서 붙은 FA컵 '3연전'인 셈이다. 전남은 FA컵 사상초유의 '3연패'를 노리고 있고, 포항은 작년 전남에게 패하며 사상 첫 '더블' 달성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복수를 하게 될 것이다.
전남은 초반의 부진을 후반기전 가진 마지막 경기에서 가능성을 엿보았기에 하계훈련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볼 기회다. 포항도 주전급 자원들을 대폭 영입하며 K리그는 물론 FA컵마저 제패할 심산이다. 올해 2차례 대결에선 1승씩 주고받은 두 팀이다.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이 될 수 있다. 뜨겁게 달아오를 용광로 형제의 대결은 오는 20일 전남 광양에서 펼쳐지게 된다.
▶ 데닐손 VS 슈바, '추억은 잠시 잊자!'
작년, 대전은 정규리그 마지막 상대를 리그 최고수로 평가받던 수원과 하게 되었다. 수원은 이미 플레이오프가 확정된 상태였고, 대전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물론 대전이 수원을 이겨야 함이 선결과제였다. 후반 60분 브라질 용병 두 선수에 의해 골이 터진다. 데닐손의 스루패스, 슈바의 마무리. 대전은 이 골로 구단 사상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쾌거를 맛본다. 대전에서 브라질리아와 막강 공격 3각 편대를 이뤘던 데닐손과 슈바.
이제는 그날의 추억은 잊고 적이 되어서 만났다. 데닐손은 현재 포항의 에이스가 맞다. 14경기 6골 4도움으로 공격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고비마다 터져주는 데닐손의 멀티 골은 그야말로 포항의 단비 같은 존재다. 슈바역시 11경기 6골 1도움으로 구단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2차례 맞대결에서 전남이 포항을 2-0으로 격파할 때 쐐기골을 박은 주인공이 바로 슈바다. 데닐손은 올 시즌 2차례 맞대결에서 풀타임 출장했지만, 소득없이 물러났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 만난 데닐손과 슈바. 추억은 잠시잊고 팀의 8강행을 위해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할 판이다.
▶ 승자는 결승 간다!?
96년 초대 FA컵 대회 8강에서 격돌했다. 포항의 1-0 승리. 그리고 7년 만에 2번째 맞대결을 펼친 02년 대회 8강에서 또다시 포항이 한 골 차로 전남을 눌렀다. 역시나, 형만 한 아우 없다며 전남전 2연승을 구가 중이던 포항이었다. 전남의 연패기록은 바로 다음 대회에서 깨진다. 또다시 8강에서 만난 두 팀. 이번에는 전남이 한 골 차로 포항을 누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작년 맞대결은 FA컵 결승에서 벌였는데, 이전에 붙은 3판 대결에서 승자는 무조건 결승에 진출했다. 96년 포항의 우승, 02년 포항의 준우승, 03년 전남의 준우승. 우승까지는 장담 못해도,' 제철가 핏줄'을 꺾은 팀은 어김없이 결승에 올랐다. 작년 결승전 2게임까지 묶으면 FA컵에서의 전적은 5전 3승 2패로 전남이 1경기 앞서고 있다. 특이할 점은 포항에 3연속 승리를 거두고 있는 전남이다.
▶ 전남, 헤나또 나오나?
전반기 수비진의 부진으로 고생했던 전남의 선택은 헤나또였다. 산드로 히로시를 방출하고, 남은 쿼터를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로 채운 것이다. 공격진 또한 큰 믿음을 주진 못했지만, 용병 슈바와 시몬을 믿어 보기로 한 것. 결국, FA컵 3연패와 후반기 성적의 성패는 수비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 헤나또를 긴급 수혈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을 거친 헤나또는 188cm/83Kg의 다부진 체격으로 전남 수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치우의 이적과 곽태휘의 부상으로 말미암아 전남 수비진의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은 헤나또. 8월 첫 홈경기인 30일 성남과의 대결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경기가 30일 홈경기보다 먼저 치러진다는 점, 단판 승부의 깜짝 카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헤나또의 출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포항, 김형일 가세로 철옹성 구축하나!?
포항이 대전의 파워풀 센터백 김형일을 영입했다. 김호 감독이 애제자 권집에 러브콜을 보내며 1:1 맞트레이드가 단행된 것이다. 양팀 모두 윈-윈 트레이드로 평가받지만, 아무래도 포항 쪽이 이익이 아니겠느냐는 평이다. 김형일은 올 시즌 16경기에 출전하며 대전의 수비를 진두지휘 했고, 권집을 올 시즌 단 3경기 출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형일은 이미 검증된 자원이며, 안정된 시즌을 소화하고 있고, 권집은 올 시즌 3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경기가 없을 만큼 개인적 부진에 빠져있다. 개인적 부진을 떠나서 올 시즌 경기감각이 어떨지 또한 미지수이다. 일단 김형일은 바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작년 6강 플레이 오프 행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던 대전의 센터백 동기 장현규가 있다는 것이 반갑다. 대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만큼 호흡에 대한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철옹성을 구축할 두 장신 센터백이 전남 전에서 가동될지 기대를 모은다.
한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