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0:25
자유주제

타국 경기에도 '중국 메달 소식' 전하는 장내 아나운서

기사입력 2008.08.18 10:56 / 기사수정 2008.08.18 10:56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베이징, 박형진 기자] "오늘까지 중국은 금 35, 은 13, 동 13을 획득했습니다. 관중 여러분, 기쁘지 않습니까?" "와~!(관중석에서의 큰 함성)"

농구, 배구와 같은 실내경기에서는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골도 많이 나고 전달해야 할 상황이 많은 만큼 장내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많기 때문. 그만큼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경기장 분위기를 좌우하고는 한다. 탁구 대표선수 유승민이 장내 아나운서에 대해 언급한 것 역시 이런 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핸드볼 경기에도 장내 아나운서의 입김이 거셌다. 17일 열린 러시아와 독일의 여자 핸드볼 B조 예선 5차전 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는 뜬금없이(?) 중국의 메달 숫자와 순위를 소개했다. 그리고 "관중 여러분, 기쁘지 않습니까?"하며 환호성을 유도했다. 경기장을 메운 중국 관중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에 화답했다.

중국인 장내 아나운서는 7m 페널티 슛이나 2분간 퇴장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룰을 자세히 설명했다. 축구나 농구만큼 일반인에게 익숙지 않은 경기인만큼 룰을 설명해 관중의 흥미를 유도하려는 시도였던 것. 한국과 헝가리 경기에서는 작전시간을 틈타 조별예선 순위와 이 경기 결과에 따른 순위 변화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 상황에 따라 뒤지는 팀을 격려하는 등 관중석 분위기를 주도했다. 한국과 헝가리전에는 경기 초반 헝가리가 전혀 득점을 하지 못하며 7점을 뒤지자 장내 아나운서가 "헝가리가 한국에 7점을 뒤지고 있습니다. 헝가리를 위해 박수!"라 방송하며 헝가리 측을 격려했다. 한편, 박충희와 문필희가 멋진 협력 플레이로 득점하자 "방금 아주 멋진 골이 나왔습니다"며 마찬가지로 박수를 유도했다.

중국 아나운서가 다양한 멘트로 분위기를 띄우자, 영어 안내방송을 맡은 아나운서도 질세라 재밌는 멘트로 분위기를 돋우었다. 영어 아나운서는 하프타임에 치어리더의 공연을 소개하며 "화끈하고 섹시한(Hot and Sexy) 치어리더들이 왔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중국 아나운서만큼은 아니었지만 영어 아나운서 역시 안내방송에 가락(?)을 실으며 분위기 띄우기에 일 몫 했다.

이 날 헝가리와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은 33-22로 헝가리에 대승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B조 2위인 한국이 맞닥뜨리는 상대는 A조 3위의 중국. 부디 '우생순' 한국 핸드볼대표팀이 중국 장내 아나운서의 '방해 공작'에 무릎 꿇지 않기를 바래본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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