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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엑츠 올림픽와이드] '날으는 여신' 이신바예바, 베이징 하늘을 수놓는다

기사입력 2008.08.18 01:47 / 기사수정 2008.08.18 01:4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옛 구소비에트 연방은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 최강대국임은 물론, 스포츠에서도 당해낼 적수가 없었던 국가였습니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을 시작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까지 종합 1위 국가는 늘 소련이었습니다. '북극곰의 위용'을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소비에트연방은 해체되고 '독립국가연합'이라는 명칭으로 출전해 미국을 제치고 올림픽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부터 올림픽 1위 자리는 미국에게 돌아갔습니다. 구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상태의 러시아는 종합 2위를 기록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미국에 이은 2위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중국에 밀려 3위에 그쳤습니다.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러시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종합 3위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현재(18일 새벽 기준), 러시아는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1개로 종합 8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애초에 예상했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강세를 보인 역도와 사격에서는 모두 중국의 압도적인 금메달 사냥이 이루어졌고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강세종목인 육상 필드 경기와 리듬체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그리고 구기종목들이 남아있습니다. 이 종목들에서 선전할 경우, 러시아는 무난하게 5위권 안에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소 침체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 선수단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선수는 다름 아닌 '장대높이뛰기 여신'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26)입니다. 러시아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육상 스타인 이신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자신이 세계신기록을 23번이나 갈아 치운 선수이기도 합니다.

여자선수로서 '마의 높이'인 5m를 넘는데 성공한 이신바예바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획득과 자신의 24번, 혹은 25번째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데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여자장대높이뛰기 기록만 놓고 본다면 '엄청난 이변'이 없는 한 이신바예바가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의 이신바예바는 상승세에 있습니다. 바로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육상대회에서 이신바예바는 세계신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했습니다.

이신바예바는 2005년에 5m 01을 뛰어넘은 뒤, 3년 동안 세계신기록 경신에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모든 포커스를 2008 베이징올림픽에 맞추고 임한 체계적인 훈련이 빛을 보면서 올림픽을 앞둔 시점인 올 7월에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는 쾌조를 보였습니다.

7월 달에 열린 모나코 육상대회에서 수립한 5m 04cm가 이신바예바가 새롭게 새운 자신의 최고 기록입니다. 이번 올림픽 결선 12명에 들어간 선수들 중, 이신바예바 다음의 기록을 가진 선수는 제니퍼 스투친스키(미국, 미국)으로 최고기록은 4m 92cm입니다. 이 기록은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가 기록한 세계신기록인 4m 91cm에서 단 1cm가 높은 기록입니다.



다른 선수들이 4년 전의 자신의 기록을 쫓아오고 있을 때, 이신바예바는 4년 동안 무려 13cm의 높이를 극복했습니다. 아직도 이신바예바를 제외한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들 중, 5m에 근접한 선수는 없으며 이 높이를 유연한 몸놀림으로 하늘을 날아 뛰어넘은 선수는 이신바예바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스투친스키는 심리전을 펼치는 듯, 이신바예바에게 도발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바로 "내가 금메달을 획득해 러시아의 엉덩이를 걷어차겠다"라고 말이죠.

이신바예바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이긴 하지만 워낙 자기관리가 뛰어난 이신바예바는 이러한 도발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세계신기록을 또 깨고 싶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 외에 자기 자신과 싸워가며 세계신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연거푸 세계신기록을 세워가며 올림픽 8관왕의 신화를 이룬 마이클 펠프스(미국, 23)와 여자역도 무제한급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한국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장미란(25, 고양시청)은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의 참모습을 보여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신바예바도 '자신과의 싸움'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입니다. 세계신기록 수립에 앞서 이신바예바의 1차적인 목표는 올림픽 결선에서 5m를 넘는 것과 자신의 최고기록인 5m 04cm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여자장대높이뛰기는 육상 필드종목들 중, 가장 아름다운 종목으로 평가 돼 '육상 필드 경기의 꽃'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체조선수 출신으로 장대를 뛰어 넘을 때, 유연한 몸놀림이 돋보이는 이신바예바가 출전할 여자장대높이뛰기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오늘 저녁 20시가 넘어서 열릴 예정입니다.


[조영준의 엑츠 올림픽와이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한국 팀의 경기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목들을 전망해 보는 프리뷰


[사진 = 엘레나 이신바예바 (C) 전현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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