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유현 기자] '인생술집' 홍석천이 성소수자에 관해 점차 달라지고 있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서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8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인생술집'에는 배우 이문식과 텔런트 홍석천이 출연해 두 사람의 추억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홍석천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담은 자서전과 커밍아웃 당시 부모님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심정을 드러냈다.
홍석천은 그의 세 번째 자서전 '찬란하게 47년'의 출간을 알리며 그간 자서전을 출간해 온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홍석천은 "처음에는 커밍아웃을 했을 때 하도 오해가 많고 욕을 많이 먹어 써서 냈는데 당시만 해도 그런 책을 읽으면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낯설어서 망했다"면서 "두 번째는 15년간 가게 영업을 하면서 관련 책을 냈는데 망했다"고 두 번 출간해 흥행하지 못했던 자서전을 언급했다.
이어 홍석천은 세 번째 책에 대해 "이번에는 희망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재기를 위한 용기를 주려 책을 냈다"고 설명하며 "처음으로 저자 사인회를 하게 됐는데 어딘가에 내 팬이 있다고 생각을 못해서 민망했다. 갔는데 아침부터 거기서 기다리는 분들과 새벽차 타고 오신 분도 계셨다. 눈물 날 정도로 너무 감사했다"라며 첫 저자 사인회의 소감을 전했다.
한편 17년 전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은 해당 잡지의 인터뷰가 공개되기 2주 전, 부모님께 사실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가 울고 난리나셨다. 대한민국 전체가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을 인지하셨을 때 어떻게든 막으시려고 했다. '왜 네가 이걸 해야하냐'는 부모님께 설득할 말이 없었다"고 그의 선택을 반대하셨던 부모님의 반응을 전했다.
그런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홍석천은 "만약 내가 혹시나 교통사고가 나서 부모님이 간호를 하고 계실텐데 부모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었던 30년 동안 간직해온 가장 큰 고민거리를 못하고 누워있으면 그걸 말 못한 내 자신과 부모님이 얼마나 불행할 것인지 말씀드렸다"며 진심을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석천은 "그 얘기를 했는데 아버지가 '네 인생에 대해 네가 책임질 수 있냐'고 마음을 확인하신 후 허락을 해주셨다. 시드니 올림픽 응원단을 다녀온 후 공항까지 마중나오셨다"며 당시 그를 믿어주셨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자신에게 큰 응원과 힘이 되는 아버지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럼에도 홍석천은 주변 동창들이 대학생 자녀들을 둔 반면 자신만 혼자 있다고 말하며 "아버지가 수시로 전화해서 커밍아웃 하고 나서도 소개팅이나 선 자리를 마련하셨다. '어떤 부모가 딸을 나한테 주겠냐'고 했더니 '네가 어때서. 돈도 잘 벌고 유명하고. 네가 얼마나 괜찮은 앤데. 바뀔 수도 있는데' 하시더라"며 부모님이 자신에 대해 끝까지 끈을 놓지 않고 계시다고 밝혔다.
이날 홍석천은 성 소수자에 대한 세상의 시선에 대해서 "찬반을 떠나서 사람으로만 봐줬으면 좋겠다. 정체성이 무엇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손가락질 받는 소수자이지만 열심히 살면 누군가 인정해주는 날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신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지난 대선 토론에서 이슈가 됐던 동성애를 언급하며 "그 이슈가 나와서 사람들이 나한테 전화를 했다. 기분을 묻는데 그날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면서 "17년 전 커밍아웃 때는 전 국민에게 화살을 맞았는데 지금은 대선후보가 토론회에서 이슈를 만들었다. 이슈화가 된다는 게 굉장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던 과거와는 달리 그의 말을 들으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성 소수자'에 대해 달라지기 시작한 많은 이들의 시선에 대해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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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현 기자 e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