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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데뷔 11년차' 배우 이상윤이 연기 공부를 결심한 이유

기사입력 2017.06.06 10:35 / 기사수정 2017.06.06 12:39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우 이상윤이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을 통해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면서 또 하나의 숙제를 잘 마무리 지었다. 기존의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국민남친' 혹은 '국민남편'의 이미지를 벗고 이전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카리스마와 함께 위기 속에서 느껴지는 절박함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이상윤은 극중에서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의 변호사 이동준 역을 맡아 연기했다. 

극중 이동준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뛰어난 두뇌, 약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뜨거운 심장을 동시에 지닌 인물. 그런 이동준이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동준의 잘못된 선택이 신영주(이보영 분)의 처절한 운명과 엮이게 되고 두 사람이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쫄깃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상윤은 "'귓속말'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웃었다. "에너지가 정말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었어요.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 때가 있었는데 잘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결과(시청률)도 좋게 나왔잖아요. 저는 교회오빠 이미지를 좀 벗고 싶었었요. '귓속말'은 그런 면에서 이전하고는 다른 색깔의 작품이었죠. 그것 때문에 이번 작품을 하고싶었어요. 힘은 들었지만 시청자분들께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귓속말'은 '펀치'의 이명우PD와 박경수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내 딸 서영이'의 이보영과 이상윤이 5년만에 재회한 것으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이상윤은 "보영 누나와 함께 '내 딸 서영이'를 7개월 정도 같이 찍었다. 그래서 그냥 보영 누나와는 자연스러웠다. '내 딸 서영이'는 누나가 극을 다 이끌고 가는 상황이라 누나의 리드에 따라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같이 대립하기도 하고, 합을 맞추기도 하고, 함께 방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라 누나 옆에 다가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을 했지만 '귓속말'은 이상윤에게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큰 작품이었다. 연기하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반전으로 보는 시청자들까지 때로는 힘들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장면보다는 계속 신경전을 하는 장면이 대부분이었어요. 아무리 연기라도 그런 신경전을 벌이는 연기를 하니까 (힘듦이) 쌓이더라고요. 그런 스타일의 연기를 저는 보기만했었지 실제로는 처음하는거였잖아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모소가 정말 많이 됐어요. 그러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제가 처음으로 '태백'의 변호사로 들어가던 날, 극중 신영주가 신분을 세탁해서 조연화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장면이 있어요. 그 때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동준한테 한방씩 날리는데 촬영이 끝나고 진짜 죽겠더라고요." (웃음)

시청자들은 일단 박경수 작가의 작품이라면 믿고 본다. 현실을 옮겨 놓은 듯한 대사, 그리고 흘러가는 말 속에도 뼈가 있는 날카로운 대사들이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에 이상윤 역시 "이야기가 속도감이 있고, 너무 재밌게 글을 잘 쓰시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 주변 분들도 박경수 작가님의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탄탄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려운 부분일 수 있는데 많은 공부가 됐어요. '귓속말'은 전문용어가 많고, 대사 자체가 발음하기도 어려웠어요. 구어체가 아니라서 힘들기도 했고요. 또 드라마 속 상황 자체가 많이 꼬여있다보니까 배우들끼리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귓속말'은 한 인물을 따가기기보다는 큰 줄거리로 흘러가다보니까 제 부분만 숙지를 한다고해서 될 일이 아니었어요. 다른 인물의 이야기도 알고 있어야하고, 다른 인물의 대사에 본석이 숨어져 있기도 했죠. 그런 것을 하나라도 놓치면 그 맛이 제대로 안 살기 때문에 안 놓치려고 노력을 했어요. 보영 누나와도 '우리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고 얘기했죠." 

또한 이상윤은 극중에서 살벌한 대립관계를 펼쳤던 강정일 역의 권율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권율 씨와 대기실을 함께 쓰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저한테 '너무 좋아하는데 작품하는 동안 모질게 굴어야해서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권율 씨는 촬영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강정일 그 자체가 되는 배우였어요. 눈빛부터 완전히 달라지는데 깜짝깜짝 놀라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다시 대기실로 돌아오면 강정일과는 완전히 다른 권율이 있더라고요. 강정일 역할을 너무 잘 해줬어요. 제가 농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권율 씨도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연예인 농구팀에 데려가려고 꼬시고 있어요." (웃음)

이상윤은 '귓속말'을 통해서 연기 변신은 물론이고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상윤이 이런 연기도 하네?'라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 이에 이상윤은 "만약에 '귓속말' 같은 장르의 작품이 또 들어온다면 조금 더 탄탄하게 준비를 하고 들어가야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귓속말'의 경우에는 대본을 해석하고 연기하는 방식이 이전과는 조금 달랐어요. 그런 부분을 찾아가는데도 조금의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만약에 다음에 이런 장르의 작품을 한다면 그런 것을 찾아가는 시간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장르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보니까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3~4개월정도 지속이 되니까 '하면 하겠지'라는 생각으로는 안되겠더라고요."

"'귓속말' 전에 '공항 가는 길'에 출연했는데, 그 때도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어요. 배우로서의 한계를 좀 느꼈다고 할까요. 뭔가 '나 자신을 개발해야겠다'라고 느꼈죠. 자신을 돌아보고 개발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 일을 해나가는데 장애물에 맞닥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귓속말'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고요. 내실을 좀 다지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연기적인 공부를 좀 해야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대본의 힘과 크기에 비해서 제가 그걸 100% 소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부족함과 아쉬움이 남았죠. 인생 경험을 더 쌓든, 연기 선생님의 수업을 받든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어느순간부터는 제가 나오는 작품이 아니면 잘 안보게 됐는데, 그게 저의 잘못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는 다른 작품들도 많이 접하고, 쉬는 동안에 너무 개인적인 시간만 가잘 것이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은 어떻게 연기를 하시는지도 공부를 하려고 해요."

'귓속말'을 통해 시청자들이 이상윤의 새로운 점을 발견했던 것 처럼, 이상윤 역시 배우로서의 자신의 모습에 어떤 것이 부족한지 새롭게 깨달은 듯 했다. 데뷔 11년차에 "연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상윤이 차기작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더욱 주목된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SBS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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