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군주'가 내세운 판타지라는 파격과 사극이라는 정공법이 MBC 수목극을 부진의 늪에서 탈출시키는 힘이 됐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은 지난 10일 방송된 1회 9.7%를 기록하고, 다음날 방송에서 12.6%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전작인 '자체발광 오피스'가 7.0%로 종영했으니, 일주일 만에 5.6%P나 상승한 것이다.
'군주'는 MBC의 야심작이었다. 어린 나이지만 사극에서 항상 발군의 연기력과 캐릭터 해석을 보여준 유승호, 김소현을 캐스팅했고, 방송을 5개월 앞둔 지난해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티저를 공개할 만큼 자신한 작품. 편수회라는 낯선 소재와 가면을 쓴 세자라는 미스터리로 뚜껑을 열기 전엔 물음표였지만, 파격과 정공법의 조화가 통한 셈이다.
우선 '군주'는 시기적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편수회라는 어둠의 조직이 권력을 잡고 임금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며, 생존에 필수적인 물을 사유화해 가난한 백성의 고혈을 빼먹는다는 얘기는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임금과 편수회를 최고 권력자와 그의 비선실세에 대입해보면 '군주'가 하려는 이야기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렇듯 판타지 사극이라는 장르를 차용하고 있지만 비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은 '군주'의 또 다른 매력이다. 역사서에 없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과 가면을 쓴 세자라는 독특한 설정 외에 다른 부분들은 우리가 익히 보던 조선시대 왕궁의 모습이다. 가상의 역사를 통해 스토리의 자유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익숙한 배경으로 몰입도를 높인 것.
여기에 유승호, 김소현, 엘, 윤소희가 중심을 잡고 극을 끌어가고 있다. 유승호는 성군이 되기 위해 편수회에 맞서고,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 세자 이선 역을 강단있게 그려냈다. 5, 6회에서 보여준 유승호의 오열 연기는 그가 얼마나 세자 이선에 몰입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사극이 처음인 엘도 발음이나 말투, 표정에 있어 어색함 없이 자신의 것을 잘 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6회동안 '군주'는 전개될 이야기를 위한 큰 그림을 탄탄하게 다졌다. 앞으로 세자 이선과 천민 이선(엘)의 우정과 대립, 세자 이선과 한가은(김소현)의 사랑, 세자 이선을 향한 화군(윤소희)의 짝사랑 등 디테일한 요소 또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다면 '군주'가 모든 사람의 인생작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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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