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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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올 시즌 3번째 나온 '케네디 스코어'

기사입력 2008.07.16 09:37 / 기사수정 2008.07.16 09:37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야구 경기에서 8-7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것을 케네디 스코어라고 부른다.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케네디는 한 TV토론회에 출연하여 야구 경기에 어떤 스코어가 가장 재밌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8-7이라는 답변을 하여 유래가 된 점수이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여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라고 일컬어 지는 8-7의 케네디 스코어가 15일 경기에서 나왔다.

올 시즌 케네디 스코어는 이번 경기가 3번째. 첫 번째는 4월 27일 LG와 우리의 잠실경기에서 나왔고, 두 번째는 5월 27일 롯데와 한화와의 사직경기에서 나왔다. 7월 15일 벌어진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잠실경기도 케네디 스코어가 나온 만큼 정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에 땀이 날 정도의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였다.

역시 한국프로야구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 간의 경기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류현진에 이어 국가대표 2선발감으로 예정된 김광현이 일찌감치 무너지며 힘든 경기를 했던 SK. 6회 말까지 7-2로 5점이나 뒤지고 있었고, 마운드에 있는 김선우의 뒤로는 8개 구단 중 최강으로 불리는 두산의 불펜진이 버티고 있었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승부의 추가 두산으로 기울었다고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역시 SK는 SK였다. 7회 초 잠자고 있던 SK 타선이 폭발했다. SK는 7회 선두 박경완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뒤이은 나주환과 조동화도 안타를 때려내며 7,8,9번의 하위타선에서 3연속 안타를 속출해내며 마운드에서 선발 김선우를 끌어내렸다.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 드디어 두산이 자랑하는 최강 불펜의 핵심 임태훈의 등장. 하지만, SK 타선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정근우는 바뀐 투수 임태훈의 초구를 받아쳐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고, 2번 타자 김강민 또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추격했다. 김재현의 삼진 이후 계속된 1사 1, 2루에서 박재홍이 좌익선상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최후의 웃는 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8회 2사 후 고영민이 볼넷을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후속 김현수가 우중간 적시타로 고영민을 불러들이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것이 결국 결승점이 되어 8-7이라는 케네디 스코어를 만들며 두산이 승리했다.

두산의 3번째 투수 이재우는 2.1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0승(1패)째를 따내며 승수를 쌓았다. 이것으로 두산과 SK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6승 6패로 동률을 이뤘고, 1,2위 간의 승차도 4.5게임차로 줄었다. SK의 1인 독주체제가 지속되며 1위는 SK의 차지라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으나, 오늘의 승리로 두산은 파죽의 8연승을 달리게 되었고,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올스타전과 올림픽을 앞두고 점점 흥미를 더해가는 한국프로야구. 1위가 확정된 채로 벌어지는 페넌트레이스는 별로 팬들의 흥미를 자극시키지 않는다. 물고 물리며 최후까지 누가 챔피언이 될 줄 모르는 극적인 상황이 도출된다면 500만 관중 돌파는 요원한 일이 아니다. 15일의 케네디 스코어처럼 1,2위를 다투는 두산과 SK가 서로 견제하며 끝까지 경쟁체제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C) 김현수 (두산 베어스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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